안산 대송단지 겨울철새 서식지에 사진작가들 몰려 AI 확산 방조 지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출입이 통제된 안산 대송단지에 겨울철새 촬영을 위해 사진작가 수십명이 무단 진입해 말썽이다.

대송단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출입제한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방조해 AI 방역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과 대부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9~10일 출입이 통제된 대송단지에 사진작가 50여명이 들어와 겨울철새를 촬영, 고병원성 AI 위험에 노출됐다.

이들은 대송단지에 겨울철새인 흑고니(Black swan)가 40여마리가 날아들자 이를 앵글에 담기 위해 들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흑고니는 멸종위기등급이 ‘관심대상(LC:Least Concern)’으로 국내에선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사진작가들 사이에선 촬영하고 싶어하는 철새로 분류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화성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검출된 H5형 AI 항원이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인되면서 안산갈대습지는 물론 대송단지와 시화호 등 겨울철새 서식지에 대한 출입과 예찰활동 등에 비상이 걸렸다.

안산시는 이에 지난해 12월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한 뒤 AI긴급행동지침에 따라 겨울철새 도래지 관리를 위해 대송단지에 대한 출입통제는 물론 소독발판 설치에 이어 예찰 등 방역활동을 한국농어촌공사에 요청했다.

그러나 대부도 주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이 대송단지에 대한 방역활동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진작가 50여명이 어섬(화성시) 방향에서 차량을 이용, 지난 주말 동안 이곳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 관계자는 “AI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해 말 탄도 주변을 중심으로 현수막을 설치했다”며 “최근 어섬 방향을 통해 사진작가들이 대송단지에 출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출입구를 모두 봉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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