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안 보이니 유령도시나 다름없습니다.”
31일 오전 11시께 용인시 기흥구 강남로 강남대 원룸촌 주민 A씨의 하소연이다. 예년 같으면 개강을 앞두고 입주 문의로 붐볐지만, 학생들의 흔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수업방식을 놓고 고심하면서 학생들도 원룸 입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용인지역 대학가 원룸촌에 비상이 걸렸다. 개강이 코앞이지만 아직 뚜렷한 수업방침이 정해지지 않자 원룸촌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상황이 이렇자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은 원룸계약을 3개월이나 6개월씩 단기계약방식으로 전환, 공실률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없어 최악의 공실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강남대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매물 2천여개 중 200개 정도는 여전히 방이 나가지 않은 상태다. 다른 곳에 비해 공실률은 낮은 편이나 재정적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듣기로는 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지자 한달에 2~3곳 정도가 짐을 싸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토로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원룸촌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건 마찬가지다. 공실을 피하고자 월세를 적게는 1만~2만원부터 많게는 5만원까지 낮춰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지만, 공실률은 무려 3분의 1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의존도가 높은 단국대 상권 특성상 주요 소비자층인 대학생들의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용인대, 명지대 자연캠퍼스 인근 원룸촌과 상가들도 폐업의 기로에 놓였다.
단국대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B씨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원룸 문의 폭주로 한창 바빠야 할 텐데 요즘은 전화문의조차 반절로 줄었다”며 “더 이상 임대료를 지불할 능력이 없어 올해 5월 만기일을 끝으로 폐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용인=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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