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비드 데 헤아 꿈 꿨는데…" 남양주FC 중학생 안타까운 죽음

지난 2일 경남 산청에서 남양주FC 선수단 버스사고로 숨진 중학생 A(15)군은 ‘한국의 다비드 데 헤아’를 꿈꾸던 촉망받던 골키퍼 유망주여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시신이 안치된 남양주 한양병원 영안실에서 4일 경기일보 기자가 만난 사람들은 A군을 유년시절 아버지가 사준 공이 없으면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다고 기억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항상 트레이닝복 옆구리에 축구공을 끼고 등교를 하는 등 축구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방과 후에는 학교운동장에 혼자 남아 운동을 하는 연습 벌레였다고 했다.

A군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남양주FC 축구센터에 입단, 본격적인 훈련을 받으며면서 클럽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전국적으로 유망한 연령대별 선수를 선발하는 KFA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지역선발로 4차례나 선발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남양주FC에서 함께 운동한 감독과 코치를 비롯한 친구들은 A군을 ‘성실함의 대명사’로 회상했다.

감독은 “축구에 대한 사랑이나 생활적인 부분 등 경기장 안팎에서 늘 모범이 되는 선수였다”며 “잠재능력이 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였다”고 했다.

A군 어머니의 지인 C씨(44ㆍ여)는 “A군의 어머니는 장사를 하며 바쁜 와중에도 아들 뒷바라지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며 “늦은 나이에 결혼해 얻은 귀한 아들인데 사고를 당해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생떼같은 자식을 잃은 A군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오열끝에 끝내 실신,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남양주FC 선수단은 이번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선수 대부분이 부상을 입어 암울한 잿빛으로 얼룩져있는 분위기다.

A군의 시신은 장례절차를 위해 지난 3일 오후 경남 산청을 떠나 남양주 오남읍에 위치한 남양주한양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가족을 비롯한 축구단 관계자 모두 경황이 없는 상황이다”며 “가족들 의사에 따라 추후 장례일정을 결정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2일 낮 12시42분께 경남 산청군 단성면의 한 지방도에서 A군 등 남양주FC 소속 학생들과 관계자가 탄 45인승 버스는 내리막길에서 도로를 넘어 가드레일과 옹벽, 나무를 들이 받아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코치(61)와 중학생 2명 등 3명은 중상을, 27명이 경상을 입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