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새들의 몸에 악보가 있다

새들의 몸에 악보가 있다

악보는 음악의 레시피다.

음표는 출생이고 박자표는 삶이고 쉼표는 휴식이다.

쉼표가 없으면 마침표가 된다.

이때야말로 죽음이다.

새들은 몸속의 악보에 따라 경쾌하게 때로는 느릿하게 때로는 우울하게 날아오르기도 하고 내려앉기도 한다.

버드나무가지 멧새들이 봄에 끌려 암컷 등에 올라탄다.

보름 동안 알을 품는다.

날개 속에서 굴리고 굴린다.

드디어 탁탁 소리가 들리고 새로운 악보가 탄생한다.

 

 

김영진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제4회 아라작품 수상

제11회 리토피아 문학상 선정

계간 <아라문학> 편집위원.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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