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버스킹 수백명 떼창’ 4차 대유행 속 구멍뚫린 방역

코로나19 4차 대유행 위기감 속에도 인천지역 번화가의 ‘한밤 중 방역’ 고삐가 풀렸다. 150여명이 모인 버스킹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관계당국은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등 관리·감독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24일 밤 10시께 인천 부평구 문화의 거리. ‘밤 10시 이후 영업제한’으로 식당과 술집에서는 수백여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몰려나온다. 마스크는 턱까지 내려가 있고, 담배를 피면서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눈다.

혼란스러운 틈으로 20대 여성이 버스킹(거리공연)을 시작한다. 150여명이 순식간에 이 여성을 둘러싸기 시작한다. 관객들의 어깨는 다닥다닥 붙어있고, 공연 주변은 몰려드는 인파로 더 복잡해진다. 모여든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이른바 ‘떼창’을 시작했고, 일부는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꺼내 문다.

비슷한 시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오후 9시50분께부터 시작한 버스킹에는 10시가 넘어서자 식당·술집서 몰려나온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일부는 손에 캔맥주를 들고 공연을 보다 술 마시길 반복한다.

지난 23일과 24일 밤 인천의 대표 번화가인 부평 문화의거리, 남동 로데오거리 곳곳에서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24일 밤 9시께 로데오거리 A주점에는 약 40여명의 손님들이 테이블간 거리두기 없이 술을 마시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물론, 음악이 흘러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따라부르기도 한다. 테이블 마다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간격이 좁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문화의 거리 B주점 역시 ‘테이블간 이동시 마스크를 써달라’는 안내문이 무색하게 흡연실로, 화장실로 움직이는 손님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이보다 앞선 오후 8시께 로데오거리 C카페 2층에는 40여명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입장할 때 QR코드를 인증하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확인할 길이 없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23일에도 같은 모습은 반복했다.

이날 밤 9시께 문화의거리 D코인노래방. 방역수칙에는 1개 방당 1명만 들어가도록 했지만, 이날 20여개의 방 대부분에는 2명 이상이 한 방에서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불렀다.

로데오거리에서 술을 마시던 20대 E씨는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하지만 날씨도 풀리고 코로나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하나 둘 나오는 분위기”라고 했다.

인천시는 자체 단속과 정부 합동단속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단속 주체인 각 구에서는 담당 부서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우진·정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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