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청년세대가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 뉴딜’

우리 정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한국판 뉴딜’ 계획을 추진 중이다. 경제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디지털 뉴딜’과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선도형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도약을 꿈꾸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경제제재·코로나19·홍수피해 등의 여파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북한은 올해 초 노동당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체제를 결속하고 ‘자력갱생’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으로 모든 산업이 연계된 오늘날의 경제시스템에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이 시도할 수 있는 발전전략은 매우 제한적이다. 앞으로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미·남북 관계가 개선되지 못한다면, 북한은 생존을 위해 중국에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중국의 영향력이 일방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은 하루빨리 재개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한국판 뉴딜에 남북경협을 포함하는 ‘한반도 평화 뉴딜’이 필요하다. 미래의 남북 협력에는 특히 우리 청년세대가 참여할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 디지털 뉴딜의 핵심 분야인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교육인프라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 등에서 그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강한 ICT 기술력과 경험을 북한의 특수한 환경에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유한 SW프로그래밍·게임·영상편집 노하우를 활용해 북한의 인재와 협업하는 기술벤처 창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북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외국어·기술을 가르치고 관광·컨벤션·의료·휴양·미용·헬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경험을 전수하는 교육 분야 창업도 유망하다. 특히, 한국 지자체가 보유한 지역관광 육성 노하우, 우리 청년세대의 마케팅·홍보 감각과 경험 등을 활용해 북한의 명소를 대상으로 세련된 국제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이처럼 남북경협 분야에서 청년세대의 창업을 육성하려면 시스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벤처 창업 단계에서는 대학·고등학교·연구소에서 미래 씨앗이 될 수 있는 대북사업 아이디어 발굴 지원, 비즈니스 생태계 구성 단계에서는 자금·투자 지원, 창업 인큐베이터 육성, 혁신기업·연구소와 협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창업·육성 과정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남북경협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 청년세대의 꿈을 키워나가는 일거양득의 ‘한반도 평화 뉴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태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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