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언돔과 수도권 안전 보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의 군사적 충돌은 5월 20일의 휴전으로 종식되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현재의 이스라엘로 알려진 지역에 살던 아랍인들로 20세기 들어 팔레스타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태어나면서 그들이 살던 고향을 유태인들과 나눠 가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팔레스타인들은 서쪽의 가자지구와 동쪽의 요단강 서안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요단강 서안은 예루살렘을 포함하고 유태인과 이슬람인들의 성지들이 위치한 곳이다.

유태인 극우들은 요단강 서안 지역에 정착촌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팔레스타인 극우는 하마스라는 군사조직을 만들어 시도 때도 없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이번 교전은 라마단에 즈음하여 예루살렘 지역의 일부 성지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시위와 진압 그리고 폭력과 강경 진압이 발전하여 포격전으로 이어졌다. 전투가 치열했던 열흘간 팔레스타인인 227명과 이스라엘인 12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전투 기간 중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방공무기인 아이언돔 (Iron Dome)에 대한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다련장 로켓의 위협이 하마스의 공격과 유사하여 관심이 더욱 컸다. 이스라엘의 아언돔은 에어로우와 데이빗 슬링이라는 방공망과 같이 운영된다. 에어로우는 고고도에서 상대의 탄도탄을 격추시키고 데이빗 슬링은 중고도 그리고 아이언돔은 저고도에서 격추한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이 심혈을 기울인 무기이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이 2007년부터 개발하고 2011년에 작전 운용이 시작되었다. 단거리 대공탐지 레이더와 타미르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다. 4∼70㎞ 이내에 날아오는 박격포탄과 로켓탄 등을 레이더가 탐지해 위치를 알려주면, 타미르가 발사된다. 타미르는 전자광학 센서로 로켓탄을 찾은 뒤, 근접신관으로 탄두를 터지게 한다. 그때 생긴 파편이 로켓이나 박격포탄을 파괴한다.

아이언돔의 명중률이 90%라는 주장에 대하여 이견이 있고 요격 미사일 대당 가격이 5천만원이라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 개의 포대는 통제소와 레이더 그리고 3~4개의 발사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발사대는 20여발의 요격 미사일을 갖고 있는데 가격이 600억원 정도 한다. 아이언돔은 날아오는 적 탄의 탄착점을 계산해서 지정된 방호 시설이나 구역에 탄착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떨어지게 놔둔다. 만약 방호하고자 하는 구역으로 낙탄한다고 판단되면 통상 두 발의 요격 미사일을 쏘고 현재 발표에 따르면 95%의 명중률을 보인다고 한다.

하마스는 로켓이나 포를 쏴도 그 양이 수백 발에 국한되지만, 북한의 장사정포는 시간당 5천발에서 많게는 1만5천발이 될 수도 있어 아이언돔과 같은 체계는 우리에게 맞지 않다고 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이언돔 또는 그 와 유사한 방공무기는 나라 전체가 아닌 긴요 시설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병원, 전기 및 급수와 같은 기간 시설과 비행장과 항만 같은 군사시설을 보호하여 공격받더라도 계속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가 K-도움을 자체 개발하기로 한 결정의 배경이다. 다만 2030년을 목표로 개발한다는 점과 근접신관이 아닌 직접 목표물 타격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우선 앞으로 9년간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무방비라는 점과 비록 직접 타격이 좋지만 이러한 기준을 달성하려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또한 아이언돔이나 아이언돔과 같은 방호체계가 만능이 아니다. 100%의 명중률이 있더라도 국민이 공격에 대비하여 피할 수 있는 대피소가 필요하며 주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이 수백 발의 로켓과 포탄의 공격에도 인명 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아이언돔 뿐만 아니라 잘 준비된 대피소와 훈련된 국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격의 원점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놓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지방 자치단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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