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은 54일이나 지속된 기록적인 장마와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올해는 1922년 관측 이래 가장 빨리 벚꽃이 개화했으며, 기상청은 이번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우리는 무더위를 이겨내고자 에어컨 사용을 위한 내부 청소ㆍ사전 점검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관련 화재는 총 221건으로 연중 사용 빈도가 높은 7~8월에 집중되어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실외기 전선 연결부분 접촉 불량, 전선 노후화 등에 의한 절연열화, 실외기 주변 가연물 방치 및 담배꽁초 투척으로 인한 부주의 요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에어컨 실외기 화재의 주요 사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 과열ㆍ과부하ㆍ배선 손상 등에 의한 화재다. 단독주택 발코니에 설치된 실외기에서 발생한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형태 또는 아파트 실외기실 밀폐 등으로 인한 과열, 벽을 통해 실외기와 연결되는 배선의 꺾임 등 손상에 의한 단락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기기 노후화ㆍ절연 열화에 의한 단락이다. 노후화ㆍ고장 등으로 인해 회전하지 않은 실외기 팬으로 전원 공급하여 발생한 모터의 과부하, 노후화된 실외기 전기배선의 절연열화로 화재가 발생한다.
세 번째, 부주의(담배꽁초, 가연물 방치 등)로 인한 화재이다. 실외기 옆에 방치된 적치물(쓰레기, 종이박스 등)에 의해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열이 축적되기도 하며 주변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점화원이 돼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려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먼저 실외기는 벽과 10㎝ 이상 이격해 통풍이 잘될 수 있도록 설치하여야 하며, 에어컨 가동 시 실외기 전용실의 루버창을 반드시 개방해 놓아야 한다.
에어컨 전용 콘센트는 연결부분 없는 단일 전선을 사용하여야 하며, 실외기 팬에서의 과도한 소음 발생 시 또는 에어컨 이전ㆍ설치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실외기 주변에 적치된 쓰레기 등의 가연물을 제거하여 담배꽁초에 의한 착화를 예방하여야 하며, 실외기 근처에서의 흡연행위 등 부주의한 행동을 금해야 한다. 또한 8시간 이상의 장시간 에어컨 가동을 자제하여 과열을 방지하고, 매년 1회 이상의 주기적인 청소와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실외기 주변에 위험 요소가 없는지 한 번 더 살펴보고 대비하여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여름이 되길 기대한다.
천영준 수원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화재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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