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주변에 문화·관광·비지니스 단지를 만드는 2조원대 규모의 ‘랜드마크 콤플렉스(Landmark Complex)’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공항공사는 이 사업을 초석으로 글로벌 공항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공항경제권 구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29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부지 38만㎡에 전시·문화·공연장 및 쇼핑센터 등의 단지와 호텔 및 컨벤시아, 금융 및 비지니스 기능 등을 갖춘 상업시설 단지 등을 건설하는 랜드마크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공항공사는 여기에 도심항공교통(UAM)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장기적으로 ‘소규모 공항도시’를 구축하는 밑그림도 그린다. 이를 통해 공항공사는 개인·단체 여객 등이 단순하게 거쳐가는 단순한 인천공항의 교통적 기능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관광·경제산업 메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공사는 이미 사전 컨설팅을 토대로 랜드마크 콤플렉스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가 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분석을 마친 상태다. 또 랜드마크 콤플렉스에서 나오는 연매출은 5조8천억원, 여객 및 관광객 등을 포함한 연간 방문객은 4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또한 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항공사는 랜드마크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민간개발 중심으로 추진하면서도, 공공 지분을 확보해 사업성과 공공성 등을 모두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공항공사는 랜드마크 콤플렉스를 오는 2024년에 완공할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확장 등 4단계 건설사업, 인천공항형 항공정비(MRO) 클러스터(항공기 개조사업), 자가형 항공기터미널(FBO) 조성, 공항 인근 복합리조트 등과 연계하면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종·송도·청라국제도시 등을 잇는 하나의 공항경제권역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현재 해외의 선진 공항들은 이미 공항 중심의 복합적 경제인프라 등을 만드는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4터미널 및 장기주차장 부지에 공항 기본기능 및 상업·공연시설·호텔 등을 포함한 ‘쥬얼 창이(Jewel Changi)’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이곳에는 1일 평균 3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도 지난 1990년부터 도시개발과 금융·비지니스를 융합한 공항경제권역을 중·장기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공항과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지분을 출자해 꾸린 스키폴지역개발공사(SADC)가 공항 일대의 660만㎡ 부지에 글로벌 비지니스 기업 유치 등을 통한 경제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앞서 존 카사르다 노스캐롤리아나대학 교수는 지난 2019년에 열린 인천미래정책포럼 공항경제권 국제세미나에서 “인천공항은 장기적으로 공항을 중심의 경제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 및 정부의 협조 등이 관건으로 꼽힌다”며 “글로벌 공항들의 경쟁에선 공항경제권은 필수”라고 했다.
이와 관련, 공항공사 관계자는 “다음달 이 프로젝트의 본격화를 위해 예산 8억원을 투입해 관련 사업 계획을 짜고 구체적인 사업성 분석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려 한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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