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세요”
지난 2일 오전 4시5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삼덕공원 공영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33㎡ 남짓한 붉은 지붕의 컨테이너 박스.
주위는 여전히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마스크를 쓰고 캡모자를 눌러쓴 60~70대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곳은 반세기를 이어온 안양삼덕공원 인력시장이다.
반장들로부터 통보를 받고 나온 일용직 근로자들은 일당 20여만원을 받고 건설현장에 투입돼 철근운반ㆍ조립, 콘크리트 타설, 비계(아시바) 설치 등을 담당한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하루 200명씩 몰려든 인력시장이지만 지금은 인원이 절반으로 급감했다는 게 인력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100명 안팎의 일꾼들이 ‘안양건축인연합’란 명칭을 달고 운영 중이다.
이들은 매월 회비 1만원을 걷어 컨테이너 사무실에 식수를 채워 넣고 TV와 냉난방기 전기세도 낸다.
이곳에선 10여명가량 되는 반장들이 전국에 산재한 건설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데리고 팔도를 누빈다.
가까이는 과천부터 멀게는 포천, 오산, 평택, 충남 아산, 공주 등까지 일을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오전 5시20분께 날이 훤히 밝아오자, 삼삼오오 모여앉아 담배를 나눠 피우며 담소를 나누던 이들이 하나둘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 중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전날 경북 문경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급히 올라온 이들은 이날 의정부 상가공사현장에 투입된다고 한다.
한편 최대호 시장은 이날 새벽 인력시장을 방문, “건설사에 지속적으로 지역 업체와 근로자들이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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