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농어촌公 의견 무시, 유압식 가동보…고장 빈발

화성시가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정남면 갈천에 설치한 가동보가 수시로 고장 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갈천에 설치된 가동보. 김영호기자

화성시가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정남면 갈천에 설치한 가동보가 수시로 고장 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가동보는 하천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수리구조물이다.

특히 시는 가동보 설치 당시 ‘잦은 고장이 예상된다’는 한국농어촌공사 반대에도 유압방식으로 강행,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화성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1967년 12월 정남면 괘랑리 1043-2 갈천에 콘크리트 보(길이 12m, 높이 1m) 공사를 벌였다.

시는 이후 지난 2011년 하천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2억8천만원을 들여 기존 보에 가동보(9m)를 추가로 설치했다. 하천수위를 조절,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당시 한국농어촌공사는 와이어로프식 가동보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와이어로프식 가동보는 수면 상층부에 수문이 넘어가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시는 이를 무시하고 유압식 가동보를 설치했다. 수면 하단부 수문을 유압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유압식의 경우 잦은 고장으로 유지ㆍ관리가 어려워 하천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했었다.

결국 시가 유압식 가동보로 강행하면서 갈천 가동보는 지난 10년간 매년 한두 차례 유압설비가 고장 나 수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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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가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정남면 갈천에 설치한 가동보가 수시로 고장 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갈천에 설치된 가동보. 김영호기자

지난달 17일에도 한 농민이 가동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신고했고 시와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가 현장을 확인, 4일 후인 지난달 21일 수리했다. 이번 수리는 압력 80bar로 설치된 유압설비를 200bar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가동보의 정상 작동을 위해선 최소 250bar의 압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고장 재발 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그동안 무리한 가동으로 철재수문이 휘어지면서 물을 가두는 역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 관계자는 “갈천 가동보는 언제 고장날 지 모르는, 매우 불안한 상태”라며 “하천에 적합한 와이어로프식 전도수문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설치 당시 유압식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현재 알 수 없다”며 “고장신고 시 현장방문을 통해 조속히 개선하고 있다. 현재 가동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화성=박수철ㆍ김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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