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와 평택시가 42년의 갈등을 뒤로하고 지난달 30일 평택호 유역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성발전의 걸림돌이었던 유천 취수장 상수원 규제해소를 위해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이번 협약은 경기도와 용인시를 비롯해 환경부, 한국농어촌공사가 함께 손을 잡으며 의미를 더했다. 모두의 협치가 빛을 발해 동반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성은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유천 취수장으로 말미암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았다. 평택에 있는 유천취수장은 상류지역의 약 108.17㎢가 규제를 받고 있으며 이중 안성시 규제면적은 65%(70.28㎢)에 달한다. 안성시 전체면적(554.3㎢)의 12.7%를 차지하는 것으로 개발여건이 풍부한 서부권지역에 입지해 지역발전의 장애요소가 됐다.
상수원 보호구역을 두고 끝없는 평행선을 달린 안성과 평택은 소통과 화합이 담긴 출구전략이 절실했다. 지역민 간의 갈등이 고조되며 2017년 겨울, 경기도청 앞에서는 혹한의 추위 속에 삭발 시위와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당시 경기도의회 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지역 정치권은 경기도의 중재를 통한 상생협력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경기도 수자원본부 내 안성과 평택 등이 참여하는 협력단이 구성돼 민ㆍ관ㆍ정이 함께하는 정책협의체를 운영하며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지역 이익과 손해의 관점을 떠나 모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 테이블을 이어갔다. 마침내 체결된 상생협력 MOU는 화해의 첫걸음인 동시에 안성혁신의 과제인 규제해소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평택시는 유천취수장 상수원 규제합리화를 위한 행정절차를 시작하고 안성시는 평택호 유역 수질개선을 위한 연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욱이 경기도와 3개 시에서 추천한 주민대표, 전문가, 시의원 등이 참여해 공론화 과정을 거친 만큼 충분한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협약을 뒷받침한 경기도와 환경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지역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는 물론 공동체와 동반성장의 화두를 토대로 다각적 협력과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안성시는 지역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정기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상수원 규제해소와 평택호 수질개선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문화된 인원과 공론화 과정을 구축해 주도적인 역할을 모색하며 규제해소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지역 간의 상생과 협력은 물론 불교의 가르침인 ‘화쟁사상’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원효 스님이 화쟁을 설파한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논쟁을 화합으로 바꾸려는 사고의 전환과 대립적인 이론을 조화 하려는 시도가 더해져 ‘같이의 가치’를 발휘되는 것이다. 지금은 안성과 평택의 상호발전을 위해 ‘화쟁’의 가치가 절실한 시기다.
‘지역갈등을 넘어 안성혁신의 감동으로’ 더 이상 서로의 발전을 억누르는 것이 아닌, 안성과 평택의 동행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동반성장이라는 결실을 기대한다.
42년 고난 속, 새로운 국면을 맞는 상수원 규제해소는 미래지향적 비전과 함께 ‘더불어 사는 풍요로운 안성’을 향해 힘찬 닻을 올렸다.
김보라 안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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