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가 석수하수처리장의 악취 확산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악취 방지 덮개’ 사업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하수처리장 주변에 사는 시민들이 “근본적인 악취 저감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며 서명운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14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안양시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되는 악취 민원을 해소하고 기존 탈취기의 성능저하 등 개선 사업을 위해 오는 2023년 12월을 목표로 예산 250억원(국비 포함)을 들여 알루미늄 소재의 덮개 설치 등 악취저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양시는 또 슬러지 처리비용 절감을 위한 슬러지 자원화 시설 민간투자 사업, 하천의 부영양화 요인인 인(P)을 제거하는 총인처리시설 재건설 사업 등에 예산 1천억원(악취저감 사업 포함)을 들여 대대적인 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석수하수처리장 인근 주민들은 안양시의 이 같은 행정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시민 소통을 통해 석수동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석수동 발전을 위한 시민모임 관계자는 “20년 된 석수하수처리장의 악취 문제를 덮개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시의 일방적인 행정”이라며 “시민과 논의 테이블에 앉아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석수동의 발전을 위한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지하화를 통해 악취 저감에 성공한 안양 박달하수처리장(새물공원)을 성공 모델로 지목하며 덮개 대신 지하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석수하수처리장 주변에는 1천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비롯해 직선거리로 1.5㎞ 떨어진 거리에 광명역이 있다. 이 같은 주변 환경에 둘러싸인 석수하수처리장은 하수 슬러지를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악취로 민원 단골손님이 됐다.
안양시는 하수처리장의 내구연한이 아직 20년 정도 남아 있고, 지하화의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재 악취 저감 사업을 추진계획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덮개의 재질선정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절차적 문제가 없어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예산 낭비는 불필요한 사업을 진행할 때 말하는 것이지, 시가 시민 세금으로 불필요한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민훈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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