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코로나 보릿고개 넘자” 골목상권 고군분투

카페·음식점, 할인·메뉴 서비스 등 절망 속에도 탈출구 모색
올 상반기 자영업자 78.5% 매출 감소 “소비자 방역 협조 절실”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 제공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업소들이 있다. (왼쪽부터) 수원시 송죽동ㆍ호매실동에서 영업 중인 식당, 구리시 인창동의 스터디카페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시범ㆍ조주현기자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 제공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업소들이 있다. (왼쪽부터) 수원시 송죽동ㆍ호매실동에서 영업 중인 식당, 구리시 인창동의 스터디카페에서 자영업자들이 손님맞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시범ㆍ조주현기자

“코로나19라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만났지만, 버티고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구리시 인창동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박지혜씨(47)는 지난 10~11일 수십통의 전화를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다는 소식을 접한 이용객들의 환불 문의전화였다. 일일이 환불처리를 해주던 박씨는 낙담에 빠져 대책을 강구하다 이내 할인행사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박씨의 마지막 자구책이었다. 12만원이었던 4주 이용료를 10만8천원으로 10% 낮추고, 이용기간도 5주로 1주일을 늘렸다. 결과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신규 등록자가 한 명도 없는 날도 많았지만, 지난 12일 할인 이벤트를 시작한 이후에는 신규 이용객이 하루에 10명씩 등록하고 있다. 박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게 사정과 손님들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해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다”며 “힘을 모아 버티다 보면 언젠간 나아질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현구씨(37)는 지난 1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는 소식에 개업일을 1일로 맞췄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이어지며 유례없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최악의 출발을 하게 됐다. 김현구씨는 망연자실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 대신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극복 이벤트를 열었다. 오후 6시 이전 방문 손님에게 테이블당 쫄깃껍데기 1인분을 서비스로 주기로 한 것이다.

이벤트가 시작되자 손님들도 점심시간에 이벤트를 보고 찾아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자영업자인 저도 힘들지만, 찾아오시는 손님들도 코로나로 힘들기는 매한가지”라면서 “모두가 힘을 내기 위해 극복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호매실동에서 아구찜집을 운영하는 임영경씨(51)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 중이다. 임씨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자신의 가게에서 파는 음식들을 대폭 할인해 팔고 있다. 임씨는 “모두가 힘든 것은 당연한데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상대방을 조금씩 배려하고 생각한다면 쉽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자영업자들이 자신만의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연일 악화일로로 치닫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텨내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의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78.5%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평균 21.8% 줄었으며, 매출액 감소 이유로는 코로나19 지속으로 골목상권 경기 악화(58.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도내 자영업자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라며 “방역에 적극 협조하는 소비자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승수ㆍ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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