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130년 전통 고택, 개발바람에 철거 위기…운명은?

부천에 마지막 남은 130여년 된 고택이 철거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부천시 역곡공공주택지구 내 역곡동 165번지에 위치한 고택. 김종구기자
부천에 마지막 남은 130여년 된 고택이 철거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부천시 역곡공공주택지구 내 역곡동 165번지에 위치한 고택. 김종구기자

문화유적 보존단체가 유형문화재 지정이 부결돼 철거위기에 놓인 부천 역곡동 130여년 된 고택의 보존을 요청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22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9일 문화예술위를 개최, 지난 1894년 건립된 역곡공공주택지구 내 역곡동 165번지 고택에 대해 부천 유형문화재 지정 신청을 최종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해당 고택은 역곡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시작되면 철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문화예술위는 부결 이유로 “상량문이 없어 시대검증이 어렵고 훼손과 변형 등이 심해 건축적 가치는 인정되지만 문화재적 가치는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고택은 앞서 지난해 11월 경기도에 신청한 등록문화재 지정과 최근 우수건축자산 지정 등을 신청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런 가운데, 문화유산단체인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해당 고택을 문화·역사·지역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판단하고 지난 8일 LH와 시 등에 보존요청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에 마지막 남은 130여년 된 고택이 철거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부천시 역곡공공주택지구 내 역곡동 165번지에 위치한 고택에 걸린 철거 반대 현수막. 김종구기자
부천에 마지막 남은 130여년 된 고택이 철거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부천시 역곡공공주택지구 내 역곡동 165번지에 위치한 고택에 걸린 철거 반대 현수막. 김종구기자

이 단체는 공문을 통해 “해당 고택은 지난 1894년 건립된 한옥으로 건축적 가치는 물론 문화·역사·지역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다. LH가 부천의 마지막 남은 고택을 보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해당 고택 소유주인 A씨는 “4대째 이어왔는데 타의에 의해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잠도 오지 않고 조상들 뵐 면목도 없다”고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부천 유형문화재 지정은 부결됐다”며 “경기도 등록문화재 등록도 부결됐지만 건축적 가치는 인정해 LH측에 고택 이전과 복원 등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유주와 LH가 원만히 협의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기부·증여를 통해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확보, 시민신탁자산으로 영구히 보존·관리하는 비영리재단이다.

부천=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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