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는 저소득층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를 선별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보편적 지원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병일 안양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제26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앞두고 이같이 주장했다.
안양시와 최 의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8천700여만원(국ㆍ도비 포함)을 들여 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여성청소년 630여명에게 매월 1만1천500원씩 연간 13만8천원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하는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지난해 ‘여성청소년 보건위생용품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 여성청소년들에게 지역화폐로 생리대 비용을 보편지원하는 사업(도비 30%, 시비 70%)를 시작했다.
이후 안산과 군포 등 14개 시군이 사업 참여의사를 밝히는 등 생리대 지원 사업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안양시는 예산 상의 이유로 사업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 올해 기준 안양 관내 81개 초중고 만11~18세 여성청소년 약 2만명에게 매월 1만1천원, 연간 13만2천원의 생리대 비용을 보편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한해 26억여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시비만 매년 20억원 이상 들어가야 하는 셈이다.
이에 최 의원은 대안으로 교내 여자화장실에 비상용 생리대 무상자판기를 설치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81개 학교 화장실에 무상자판기 1대(44만원)와 생리용품(연간 100만원)을 지원한다면 26억여원의 5% 이내인 1억2천여만원의 예산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안양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노모양(17)은 “한달마다 생리용품 비용으로 만원 가까이 든다. 학생 입장에선 부담되는 돈”이라며 “생리용품의 보편적 지원으로 여성 청소년들의 고민을 한시름 덜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포 시민 박달숙씨(45)는 “딸만 3명이라 1년이면 생리용품 비용으로 수십만원이 나간다”며 “다행히 생리용품 지원으로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하루 빨리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고 했다.
안양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는 “여학생들에게 생리용품은 필수품이다”며 “저소득층 외에 보편적으로 지원해 보자는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양=한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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