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 앞둔 안양 대학가…“2학기엔 학교갈 줄 알았는데”

안양대학교.(사진=노성우기자)
안양대학교.(사진=노성우기자)

“6월 말까지만 해도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듯 보여 2학기에는 학교에 나갈 수 있을까 기대했었는데 어림도 없을 것 같습니다”

2학기 개강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안양의 주요 대학 캠퍼스는 방학임을 감안하더라고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인지 한층 더 썰렁한 분위기였다.

1일 오전 10시께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안양대 일우중앙도서관.

예년 같으면 방학기간에도 많은 학생들이 나와 공부를 하거나 각종 시험 준비를 하곤 했지만 이날은 도무지 인기척을 찾기가 어려웠다.

단지 학교에서 아르바이트 학생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었다.

행정학과 1학년 A씨(20ㆍ여)는 “입학할 때부터 축제, 동아리, 체육대회 등 꿈꿔온 대학생활은 아쉽지만 포기했다”며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없다보니 동기들의 얼굴과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하루빨리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돼 내년 신입생들은 학교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안양대는 지난 학기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줌(ZOOM) 수업과 온라인 강의 위주로 학사 일정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대학이 흡사 입시학원이나 사이버대학처럼 변한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수업도 수업이지만 ‘OT, MT’로 대변되는 대학 선후배간 만남의 장 또한 카톡 단톡방이 대체한 지 오래다.

특히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건너뛰어 비운의 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 학생들은 ‘중고생’으로 불린다.

‘포장을 뜯지도 않은 신제품이 중고품처럼 됐다’는 의미로, 지난해 입학과 동시에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축제, 동아리 활동 등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채 2학년으로 올라간 이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성결대학교.(사진=노성우기자)
성결대학교.(사진=노성우기자)

7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천명대를 웃돌면서 2학기 대면수업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대학가의 분위기다.

안양대, 성결대 등 안양의 주요 대학들은 아직 학사 운영방식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수업을 위주로 하되 공연예술, 이공 등 실기ㆍ실습이 필요한 학과를 중심으로 제한적 대면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학번들 가운데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에 적극 대처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안양대 정보전기전자공학과 3학년 B씨(24)는 코로나19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공부하다 모르는 부분을 문자나 메일로 교수님께 질문해야 해 학업 피드백이 떨어지는 등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은 이득”이라고 밝혔다.

B씨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학과 공부에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은 전기산업기자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성결대 산업경영공학과 4학년 C씨(25)는 “코로나19로 학점따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면서 “후배들에게 가능하면 ‘지금 같은 기회는 없다. 이 시기에 학점을 잘 받아 놓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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