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두번만이라도 기억을”…양평 서종면에 '정인이 갤러리' 개원

양부모로부터 상습적으로 학대받다 숨진 정인이를 추모하는 갤러리가 지난 21일 양평군 서종면에서 문을 열었다.

거센 비가 몰아쳤지만 이날 오전 ‘정인이 갤러리’에는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갤러리는 정인이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들었다.

정인이 묘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두고 간 편지와 장난감, 옷 등이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시작이었다.

정인이를 기리는 시민들의 모임인 ‘정인이를 찾는 사람들’ 문강 대표(59)는 “묘원 주변에 추모객들의 선물을 임시 보관하던 곳도 더는 빌려 쓸 수 없는 상황이 돼 정인이를 기억하는 공간을 양평에 조성키로 했다“고 말했다.

갤러리 내부 인테리어도 엄마·아빠를 자처하는 시민들이 손수 정비했다.

갤러리에는 정인이 앞으로 전해진 카드와 편지, 옷가지 등과 함께 정인이 사진이 담긴 액자와 그림 수십점이 전시됐다.

중국, 대만, 마카오, 홍콩 등 해외에서 정인이에게 꽃다발을 보낸 엄마들의 이름과 메시지 등도 준비됐다.

개관 첫날인 이날 오후에만 50명이 넘는 시민이 다녀갔다.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는 지난해 6월부터 양부모의 상습적인 학대로 같은해 10월 숨졌다.

1심 재판부는 양모에게 무기징역, 양부에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은 다음달 열란다. 양평=황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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