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한강하구 평화의 물길… 한국전쟁 이후 염하수로 첫 민간선박 항행

이인영 통일부 장관(가운데)이 13일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에서 출항 준비 중인 여객선 ‘해피호’에 승선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 박상혁 국회의원, 이인영 장관, 정하영 김포시장, 신명순 시의회 의장. 김포시 제공

평화의 물길을 열기 위한 배가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김포와 강화 사이를 흐르는 염하수로를 거쳐 한강하구 조강을 항행했다.

통일부와 김포시는 13일 오전 대곶면 대명항에서 ‘한강하구 염하수로 시범항행’인 ‘2021 한강하구 평화의 물길열기’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김만기 국방부 정책실장, 김주영·박상혁 국회의원, 정하영 김포시장, 신명순 김포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탐승에 앞서 김포함상공원 운봉함 선상에서 항행개요 브리핑과 안전교육 등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70여년만에 염하수로를 자유항행한다는 사실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항행구간은 김포 대명항에서 한강하구 조강 중립수역이 바라보이는 500m 전방까지 왕복 32㎞이었다.

탑승객을 모두 태운 배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당시 격전지였던 김포 덕포진과 강화 광성보를 지나 강화대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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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염하수로 한강하구 항행

염하수로와 조강, 손돌목의 역사해설과 함께 20여분간 달린 배는 강화대교에 도착한 뒤 교각 하부를 지나가기 위해 20여분간 물때를 기다리기도 했다.

썰물이 좀 더 지난 뒤 교각 하부를 벗어난 배는 거침없이 수로를 가르며 한강하구 조강으로 향했다.

염하수로 한 가운데에서 강화와 김포를 양옆에 두고 중립수역의 유도와 그 건너 북녘의 산하가 드러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이 최근 복원한 통신연락선을 통해 한강하구 협력문제를 논의하길 바란다”며 북측에 대화를 촉구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민간의 만남과 교류와 협력이 김포 조강에서 펼쳐질 때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유대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2007년 10·4선언에서 한강하구 공동이용 추진에 합의했고 2018년 9월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에 따라 같은해 11∼12월 한강하구수로 공동조사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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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염하수로 한강하구 항행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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