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Avatar)’ 하면 기성세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2009년 영화 <아바타>를 떠올린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은 다르다. 네이버Z가 서비스하는 ‘제페토’의 아바타를 지목한다.
지난해 미국 10대 청소년들은 하루 중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에 평균 156분(2시간36분) 접속했다. 2위인 틱톡 58분과 3위 유튜브 54분에 비해서 훨씬 길었다.
최근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더 유명해진 넷플릭스 CEO는 “우리의 경쟁자는 디즈니플러스가 아니라, 포트나이트”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포트나이트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를 예고한 게임회사다. 스트리밍 사업자(인터넷상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가 경쟁자로 게임회사를 지목한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초월ㆍ가상)’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세계ㆍ우주)’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 출간한 SF 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에 처음 등장했다.
메타버스로 인해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터넷 플랫폼 산업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새로운 버전으로 현실과 단절되지 않고 연속성을 갖는 가상의 공간이다. 현실을 보완하고 편리하게 해주며, 현실 세계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을 시도할 수 있다. 현실 세계와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연관성을 가질 수도 있다.
메타버스는 이미 실물 경제에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BTS가 포트나이트에서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그리고 같은 시점에 아이돌그룹 블랙핑크가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개최했고, 방문자는 4천60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전문 예측기관도 매우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XR(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을 아우르는 개념) 시장 규모는 연평균 77% 성장해 규모는 2021년 300억달러(한화 약 35조원)에서 2024년 3천억달러(3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 기성세대는 이제 유튜브에 적응할 시점인데, 미래 먹거리는 한참 앞서 달려가고 있다. 너무 빠른 기술의 진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과거에 새로운 산업과 시장이 형성될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 만약 관심을 두고 공부를 했었더라면, 많은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메타버스 산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파트는 급여 소득으로 갖기에는 너무 비싸졌고, 그래서 현실에서는 행복보다는 극심한 경쟁과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들에게 생소한 곳에서 행복감과 살아있음을 찾지 않을까?
젊은 소비자가 몰리는 곳은 기회가 넘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메타버스에 주목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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