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구촌이 2년 가까이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로 인해 국가 간 왕래가 큰 제약을 받고 있고, 국내ㆍ외 경제가 크게 침체되면서 우리들의 삶 역시 피폐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전 세계가 ‘코로나 재앙’에 심한 몸살을 앓는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생겨났고, 방역과 배달업이 급성장하는 등 새로운 문화ㆍ산업이 등장했지만,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문화ㆍ스포츠 산업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급격히 쇠락하면서 관련 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특히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여겨지며 급성장하던 공연ㆍ전시ㆍ마이스(MICE) 산업은 더 큰 타격을 입고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시서비스업은 약 70%, 전시주최업은 55%, 이벤트를 포함한 행사업은 40% 이상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폐업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대폭 감소한 상태로 문화산업이 고사(枯死)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도 정부가 11월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1단계를 시행하며 산소호흡기를 끼어야 할 처지에 놓였던 관련 업계가 위급 상황을 벗어났으나, 여전히 회생에는 많은 시간과 관심ㆍ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필자 역시 대중 예술ㆍ문화단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코로나19발 작금의 공연ㆍ전시문화계 상황에 대해 걱정이 크다. 지난 2년간 공연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단원들의 생계를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면서도 마땅히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일부 지방에서 비대면 공연 등이 있었지만 예년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연ㆍ전시에서 가장 큰 시장인 수도권의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장기화에 따라 공연ㆍ전시는 극소수에 불과해 관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위드 코로나 상황이 도래했지만, 전시ㆍ공연문화계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의 공연ㆍ전시가 선행되지 않는 한 2년 가까이 얼어붙은 시장이 녹아내리기란 쉽지가 않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나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관람이 더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혼돈을 겪은 마음을 치유하는 데에는 문화ㆍ예술만큼 효과적인 치유 방안이 없을 것이다. 공연ㆍ전시문화 관람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관련 분야 산업의 회생에 힘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윤혜 남서울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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