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편하자고 쇼핑카트를 집까지 끌고 가는 건 안 되죠”
18일 오후 2시30분께 안양 동안구 범계역 인근 A아파트단지. 이곳에서 만난 경비원 A씨는 2동 입구 한켠에 세워진 킴스클럽의 쇼핑카트 3대를 관리사무소 쪽으로 끌고 가면서 손사래를 쳤다. 이 아파트단지 내 주차장, 관리초소, 쓰레기장 등지에는 여지없이 카트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카트가 소속된 매장도 킴스클럽, 롯데식품관, 홈플러스, 이마트 등 다양했다.
비단 A아파트 단지만이 아니었다. 범계역 근처 B아파트단지에서도 이처럼 마트 로고가 새겨진 카트들이 적잖게 목격됐다.
안양지역 마트들이 쇼핑카트를 외부로 무단 반출하는 고객들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로 어르신들이 장을 본 뒤 카트에 담아 집까지 가져 가지만 젊은 부부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들에게 (카트 반출을 자제해 달라고) 방송도 수없이 했지만 소용이 없다. 되레 주민들이 ‘무슨 상관이냐’고 항의하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지난 8일에는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범계역 롯데식품관 조끼를 입은 20대 직원이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카트를 수거해 도로를 건너 끌고가는 목격담이 안양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마트 카트를 끌고 왔다는 거 자체가 무개념 행동이다. 정말 이기적이다. 설사 어떤 이유든 끌고 왔으면 다시 가져다 놓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범계역 인근 한 마트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인근 아파트단지들을 돌며 적게는 20~30대, 많게는 40~50대를 수거해온다. 고객들이 카트를 집으로 가져가 쓰레기 분리수거용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외부로 반출된 카트는 바퀴가 쉽게 망가지기 때문에 수시로 수리해야 하고 수거인력이 카트를 끌고 도로를 건너다 다치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트 입장에선 이 같은 카트 무단 반출을 막기가 쉽지 않다.
또다른 마트 관계자는 “반출을 막기 위해 장비나 장치를 설치하려면 비용이 들어가고 또 강제로 카트 반출을 막으면 ‘서비스가 엉망이다’ 등 고객 항의가 들어올 수 있다”고 토로했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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