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대통령 기본 자격은 ‘사람됨과 정직함’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100일 정도 남았다. 조폭, 불륜, 패륜 등의 단어가 대선에서 아직도 난무한다. 국민의 자괴감이 함께 커지고 있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때도 자격 요건을 따진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 있어 아무나 뽑을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을 평가할 때 기본 잣대는 ‘사람됨’이다. 사람됨을 엄밀히 정의하진 못해도, 모두가 암묵적으로 느끼는 공통적 기준이다. 인간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보통의 우리 이웃이나 친구들은 가족을 중시하면서, 남에게 해가 될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맡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자질을 갖추었다. 가끔 실수도 하고 갈등도 있을 수 있지만 서로 존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지녔다.

그러나 사람됨이 부족하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의 포악한 범죄자가 될 우려가 있다. 앞에서는 번지르르 한 말을 하지만 권력을 잡는 순간부터 포악하고 비인간적인 독재자가 될 수도 있다.

독일 역사의 비극을 불러온 ‘히틀러’. 사람됨이 부족한 리더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 히틀러를 선출한 것이 하나의 비극적인 사례다. 그는 유대인 학살의 ‘몸통’이자 주범이다.

사람됨을 갖추지 못한 리더는 온갖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은 늘 정직하다고 당당히 우긴다. 또 사람됨이 부족한 리더는 책임까지 부하들에게 미루려는 특성이 있다. 정직하지 않은 정치인은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한 책임을 절대 지지 않는다. 하지만 공권력을 악용해 시민 약탈에 앞장선 부하를 임명하고, 최종 결제를 한 사람을 우리는 ‘책임자’ 또는 ‘주범’이라고 말한다.

정직한 사람은 사람됨을 갖췄다. 상황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꾸거나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들은 남을 속이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믿고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는 사기꾼이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됨이 부족한 인간만이 사기꾼이 될 수 있다.

사람됨과 정직함은 대통령의 ‘기본 자격’이자 인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덕목이다. 기본 자격을 갖춘 대통령만이 민주주의를 중시할 것이다. 사람됨과 정직함을 가진 사람은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자신을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청취하고, 실현하는 민주주의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내가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불량배들이 상대방을 제압하고자 내뱉는 말이다.

부수고, 단속하고 잡아가는 조폭 행정은 민주주의 사회와 맞지 않는다. 대통령은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건설하는 자다. 사람됨과 정직함을 갖춘 대통령만이 모든 국민을 중요시하면서 사회를 통합하거나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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