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서 신도시 ‘탈바꿈’… 기반시설 부족 ‘옥에 티’
수도권 서북부 최대 도시로 급부상한 파주 운정신도시가 지구로 지정된 지 올해로 20년째다. 운정신도시는 정부의 2기 신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조성됐다. 1기 신도시 단점을 보완, 충분한 녹지율로 쾌적한 주거 여건을 제공하는 자족복합도시 실현이 목표다. 하지만 남ㆍ북한 협력 속에 발전속도가 가파르자 운정신도시는 인구폭발에 따른 광역교통망 미비, 환경ㆍ의료ㆍ문화시설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운정신도시의 현주소와 개선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파주시는 지난 3월 ‘파주시 운정3지구 기반시설 현안 대책 마련 요청(공공하수처리시설)’ 제하의 공문을 국토부 장관에게 발송했다. 내용은 “운정3지구에 올해 5천여세대가 입주예정이다. 사업시행자인 LH가 공공하수처리시설을 2019년 8월 착공, 2021년 8월 준공 예정이나 현재 공정률이 40%에 불과, 준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런데도 LH는 자체적으로 공동주택 2천여세대를 사용승인해주는 등 기반시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를 해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운정3지구 사업시행자인 LH에게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시했지만 LH는 “대형공사이며 지하구조물 공사화 등으로 2021년 8월 준공이 어렵다. 2022년 6월 준공을 맞추겠다”고 통고했다.
문제는 공공하수처리시설 준공되기 전 2022년 4월까지 입주예정 8개 단지 7천여세대에서 발생하는 하루 6천t가량의 하수처리 여부다. 하수 대란이 우려되자 파주시는 운정3지구 발생 하수를 다소 여유가 있던 금촌하수처리장으로 임시이송하는 관로공사안(길이 2.13㎞)을 LH에 제시, 공사를 준공시켜 당분간 하수대란 걱정을 덜었다.
김진영 파주시 하수도과장은 “운정3지구 내 조속한 주택공급도 중요하나 기반시설의 적기 공급 또한 중요하다”며 “기반시설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국토부는 택지개발촉진법 제23조(감독) 및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등에 따른 관리감독 강화 등이 요청된다. ‘선(先)기반시설 구축, 후(後)입주 원칙’이 절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운정신도시, 당초 정부 계획인구 넘어선지 오래…기반시설은 열악
신도시로 지구지정 된 지 20년째인 운정신도시1ㆍ2지구(286만평)은 계획인구 12만명, 운정3지구(217만평)는 계획인구 10만명 등 총 22만명 입주로 계획됐다. 신도시 개발 초인 2003년 4만2천여명이었던 운정신도시는 이런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9월 말 현재 25만여명으로 계획인구를 초과하는 등 파주시 전체 인구의 50%를 차지한다. 각각 2009년, 2014~2023년 택지개발사업이 종료될 운정1ㆍ2지구와 운정3지구는 앞으로도 분양 및 입주가 이어져 인구 폭증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인구증가세에 비해 기반시설 등은 턱없이 부족, 입주자들의 일상생활 여건은 열악하다.
이승철 운정신도시연합회장은 “정부가 운정신도시를 조성 시 쾌적성을 내세웠으나 정작 주택공급 위주로 정책을 짜 환경, 문화 등 주거환경, 기반시설이 뒤로 밀린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실제 운정1ㆍ2지구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문화시설 ㆍ도서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100%에서 0.1%, 공공청사는 0.4%에 불과해 기반시설 부족은 이미 예고됐다. 현재 입주 및 신축이 한창인 운정3지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학교 2.8%, 도서관 0.3%, 복합커뮤니티 0.4% 외에 나머지는 주택건설용지다.
그는 “기반시설강화책으로 지하철 3호선 파주연장 및 대곡소사선 연장, 중대형 우체국 건립과 자족기능기업유치 및 GTX 운정역 복합환승센터개발, 각 동 커뮤니티센터 부지 활용방안 수립을 강력 촉구한다”면서 “특히 유보지 주택공급 반대 자족시설 유치, 당하교차로 입체화 및 국지도 56호선 확장 등을 실현해 약속대로 자족복합도시로 만들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 파주시, ‘운정’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인구증가 속도에 못 미치는 기반시설로 큰 불편을 겪는 운정신도시를 위해 파주시는 ‘운정’이라는 도시브랜드를 강화시킬 자족기능 향상 정책을 본격화해 주목된다. 우선 운정테크노밸리 산업단지조성(47만2천여㎡)이다. 첨단산업육성으로 자족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절대 부족한 의료시설 개선을 위해 아주대학교 병원유치 등 파주메디컬클러스터 조성사업(44만9천여㎡)도 병행 추진된다. 여기에는 국립암센터 혁신의료센터 등이 유치된다.
신도시 주민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광역ㆍ대중 교통망도 대폭 개선된다. 파주시는 “최적의 철도망을 확충하고 있다. 오는 2023년 개통 예정인 GTX-A 노선 본격 공사와 지하철 3호선과 대곡소사선 파주연장, GTX 운정역 복합환승센터 조성으로 운정신도시 광역교통망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각종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운정보건소 신축, 노인장애인복지관 신축, 파주 놀이구름 활성화, 운정호수 소리천 친수공간 조성, 운정근린생활형 국민체육센터 건립, 수요응답버스(DRT) 도입으로 자족복합도시를 향한 운정신도시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 최종환 파주시장
“파주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가는 명품신도시 운정은 파주 도시경쟁력을 이끌어 오며 많은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지표를 보면 운정신도시로 인해 인구는 신도시 개발 당시 23만여명에서 49만여명으로 2.5배 증가하는 등 공원, 학교, 도서관, 체육시설 등 각종 인프라가 개발계획 당시보다 크게 확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운정신도시의 최종 목표는 자족복합도시 완성이다”라면서 “이를 위해 파주의료클러스터와 운정테크노밸리, GTX로 대변되는 광역교통망 구축, 삶의 질 개선에 획기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특히 “운정3지구 활성화를 위해 GTX 운정역 역세권(36만㎡)을 개발해 환승시설과 상업업무, 공연전시 등 문화기능을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금촌택지~운정1ㆍ2지구~GTX역사~운정3지구~심학산을 잇는 총연장 9.1㎞를 보행녹지축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종환 시장은 “현재 운정3지구 1단계 사업 공공시설인계인수 합동점검이 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도로, 공원, 녹지, 상하수도, 교통시설 등 8개 분야를 집중점검해 부실 시설물 인수를 하지 않도록 해 자족기능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