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올겨울 찬 대륙 고기압의 확장으로 한파ㆍ대설 등 피해 우려가 있다고 예측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다양한 장소에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공장화재다.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크고 인명과 재산피해 위험이 다른 장소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2021년도 예방소방행정통계를 살펴보면 화성시에는 9천194개의 공장이 있으며, 이는 경기도 내 최다이다. 공장화재도 2~3일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 10월19일에는 팔탄면 방향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부상당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11월2일에는 서신면 전곡산단 스티로폼 제조공장 화재로 주변 공장 2개동이 소실됐다.
화성소방서에서는 공장화재 발생을 낮추고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여러 대책을 추진 중이다.
먼저 공장 CEO를 대상으로 ‘소방안전 DNA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공장 화재 관련 자료(Data)를 분석하고 협의회(Network)를 구성해 맞춤형 활동(Action)을 한다는 의미다. 상공회의소 등 각종 기업인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장 CEO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해 실질적인 소방안전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또 공장시설의 중간관리자인 소방안전관리자를 대상으로 ‘화재안전관리 실무회의’를 열고 주요 화재 원인과 예방사항 등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역량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공장 자체적으로 자율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점검결과를 소방서에 통보하도록 해 보완사항이 있거나 컨설팅을 요청하는 대상에 대해 안전교육훈련, 화재예방과 대처에 대한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장대응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건물과 위험물 취급이 많은 산업단지 특성에 맞춰 무인방수파괴차와 수벽용 호스를 활용한 진압전술을 개발해 원활한 대응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소방의 역할은 최적의 화재대응시스템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예방이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발ㆍ전파다. 그러나 안전의식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공장 운영진과 근무하는 근로자의 몫이다.
기업이 일정 정도의 영업 궤도에 이르고 궤도를 이탈하지 않기 위해선 안전에 관한 투자는 이제 필수적인 요소로 더욱 자리 잡아야 한다. 수십년간 가꾼 일터를 화재로 단 몇 시간 만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수 없지 않은가. 아직도 안전에 관한 비용과 투자는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매몰비용 혹은 소모성 비용이라는 인식을 이제는 바꿔야 할 시기다.
김인겸 화성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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