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용품 지급에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탄절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안양의 주요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는 맹추위 속에서도 서둘러 검사를 받으려는 불안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온종일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안양 만안구 삼덕공원 임시선별검사소. 낮기온 영하 11도, 체감온도 영하 15도의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 하루였지만 검사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검사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직전만 해도 대기자용 천막에서 수십m 밖까지 긴 줄이 늘어섰지만, 추위 탓인지 검사소를 찾는 시민들이 평소보다는 다소 줄어들면서 대기부터 검사까지 5~10분가량이 소요됐다.
시민들은 하나같이 두꺼운 패딩에 모자와 장갑 등으로 중무장했지만 연신 몸을 움츠리고 발을 동동 굴렀다. 접수와 안내, 검체 채취 등을 담당하는 보건인력들 역시 하얀 방역복 안에 서너 겹씩 옷가지를 껴입고 털신까지 신었지만 뼛속까지 전해오는 칼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자녀와 함께 검사를 받은 40대 A씨(석수3동ㆍ여)는 “석수초 2학년 아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운동 시간대가 겹치진 않았지만 학교에 가야 하니 불안해 함께 검사를 받으러 나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안양 동안구 소재 범계평화공원 임시선별검사소의 사정도 비슷했다.
추위 속 검사를 진행해야 보건인력들은 담요나 핫팩 등으로 언 몸을 녹이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제 일을 묵묵히 진행했다.
보건인력들은 이구동성으로 “라텍스 장갑을 2장씩 끼고, 양말을 3겹씩 신어도 손발이 너무 시리다. 발열 조끼와 난로 같은 방한장비가 더 지원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앞서 안양시는 지난달 동절기 한파대책을 통해 기존 천막 검사소를 컨테이너 박스로 교체하고 튜브히터와 온열기 등을 배치했다. 하지만 검사소가 모두 야외에 있는 데다 난방기 개수가 부족하고 환기를 이유로 일부 면이 개방돼 있어 보온에는 취약한 실정이다.
한편 시가 운영 중인 임시선별검사소는 동안구보건소 앞마당과 범계평화공원, 안양역 광장과 만안 삼덕공원 등 총 4개소로, 오전 9시~오후 5시(점심시간 1시간 제외)까지 매일 운영된다. 시는 내년 1월1일 신정에도 임시선별검사소를 정상 운영할 방침이다.
안양=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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