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버츄얼 캐릭터가 열어갈 메타버스 시대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CO) 예술×기술 융합 연구자로 선정돼 버츄얼 캐릭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버츄얼 캐릭터는 최근 부캐 열풍과 함께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R가면을 사용하는 버츄얼 유튜버부터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가상인간까지 버츄얼 캐릭터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5년 14조원 규모로 버츄얼 인플루언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12월 슈퍼챗 순위를 보면 버츄얼 유튜버가 전세계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로지, 루시, 김래아 등 가상인간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A.I 윤석열이 등장하며 정치영역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브라운관을 통해 일방적인 콘텐츠를 송출했지만, 현재는 얼굴이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도 상호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신분을 노출하고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매우 위험한 행동이 됐다. 따라서 대부분의 버츄얼 유튜버들은 자신의 얼굴과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는 유명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공격적이다. 유명인이 되면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일각에서는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감내하라고 한다. 그러나 유명하다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위험에 노출되거나, 사소한 잘못마저 잊히지 않는다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명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등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될 수가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파파라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종종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자기검열은 더 엄격해질 것이며 소신 있는 목소리는 위축될 것이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META로 변경한 것처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미래는 메타버스다. 버츄얼 캐릭터가 만들어갈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다양성과 자아의 표출이 넘쳐날 것으로 기대한다. 노인은 젊은이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청년은 노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성은 여성이 될 수 있으며 여성 또한 남성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술변화로 인한 민주주의의 새로운 물결을 가져올 것이다. 공동체를 위한 합리적 토론이 시작될 것이며 다음 세대를 착취하는 약탈적 포퓰리즘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거대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민재명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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