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술 취하지 말라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국민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 내 주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문제는 술을 여러 사람이 마시는 것보다 혼자 마시는 것이 더 해롭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시행한 음주실태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음주하는 자가 70.7%로 코로나 이전 23.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술의 변천을 살펴보면 수렵채취시대의 술은 과실주였고 유목시대는 가축의 젖으로 만든 젖술이었고 농경시대에야 비로소 곡물을 주원료로 만든 곡주가 탄생했다. 술을 빚은 생명체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로 알려졌다. 원숭이가 나뭇가지의 갈라진 틈이나 바위의 움푹 팬 곳에 저장해둔 과실이 우연히 발효된 것을 인간이 먹어보고 맛이 좋아 계속하여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자료에 의하면 이집트 신화와 그리스 신화 및 로마신화에서도 술의 시조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으며 구약성경에서는 노아가 최초로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술이란 에틸알코올 성분이 1% 이상 함유된 알코올을 총칭한다. 술에 함유된 에탄올의 함량에 따라 술의 도수가 결정되는 데 예를 들어 위스키는 에탄올 40%, 물 59%, 기타 1%를 함유하고 있다. 에탄올은 무색, 유쾌한 향과 작열감을 느끼게 하는 맛을 낸다. 에탄올은 친수성과 친유성을 가지고 있어 세포막을 쉽게 통과하여 흡수가 용이하다. 술은 암 발생 촉진자로 작용한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아세트알데히드를 2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음주 후에 홍조,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 숙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나 중국 등 아시아인의 30~50%는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없거나 매우 부족하다. 술 한 잔에는 약 8~12g의 순수 알코올이 포함되도록 표준 잔이 제작되었는데, 맥주 한잔에는 알코올 4.5%, 위스키 한잔에는 알코올 40%, 소주 한잔에는 알코올 20%를 함유하고 있다. 섭취한 알코올의 90%는 간에서 산화 과정을 거쳐 대사되어 아세트알데히드, 탄산가스, 물로 배출되며, 나머지 10%는 분해되지 않고 신장과 폐로 배출된다. 과음 후 다음날까지 술 냄새 나는 것은 대사되지 못한 혈중 알코올이 폐를 통해 호흡기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술의 주성분은 알코올의 한 종류인 에탄올인데 암 발생 위험은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알코올을 얼마나 많이 또는 자주 섭취했는가에 따라 다르다. 과음하면 지방간이 생기며 만성간염, 간암으로 발전한다. 알코올은 위산의 분비를 촉진해 위암이나 위궤양을 일으킨다. 췌장 내 효소들을 불필요하게 활성화 시켜 췌장염이나 당뇨병도 발생한다. 간에서 알코올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병위험이 6배나 높다고 한다.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생활로 음주가 들어와 혼술이나 홈(Home)술 할 경우 음주량과 음주 횟수의 조절이 힘들어질 수 있다. 술은 소량의 음주보다 습관상 음주가 건강에 더 큰 피해를 준다. 신약성경에 “술 취하지 말라(Do not get drunk). 이는 방탕한 것이니.”(에베소서 5:18) 라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려면 독서, 스포츠, 등산 등 건전한 문화생활을 통해 음주를 절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한현우 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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