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4인, 중앙선관위 주관 두 번째 법정 TV 토론서 정면충돌

여야 대선 후보 4인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두 번째 법정 TV 토론에서 정면충돌했다.

이날 서울에 있는 SBS 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TV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권력 구조 개편’과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 정책’ 등 정치 분야를 놓고 격돌했다.

 

▲권력 구조 개편 방안은

이재명·심상정·안철수 “분권형개헌”, 윤석열 “민간 전문가”

이날 TV 토론에서 첫 번째 공통질문인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3명의 후보는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우선 심상정 후보는 “승자독식 사회를 이끈 35년 양당체제,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개헌 이전이라도 권력분산을 위한 실천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국회추천제로 국정의 중심을 청와대에서 국회로 옮기고, 선거제 개혁으로 5천만을 골고루 대변하는 국회를 만들고 다당제 하에 책임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도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돼 계속 실패한 대통령이 나왔다”며 “결선 투표제도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이 아니라 다당제가 가능한, 그래서 민심의 구조 그대로 국회 의석이 가능한 제도로 국회의원 선거제를 바꿔야 한다”며 “중대선거구제도 있고 비례대표제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거대 양당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니까 상대방이 잘못하면 자기한테 기회가 온다. 그래서 상대방 발목을 잡아 실패를 유도하고 그러면 기회가 오는 구조를 깨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심상정, 안철수 후보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를 개혁해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저희 당도 노력할 것이고, 각 정치세력이 실력을 연합해서 발휘할 수 있는 통합정부와 국민 내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권력구조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헌 담론이 나오지만 늘 선거 후에는 흐지부지 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제에 관해서 대통령이 할 일, 총리가 할 일, 장관이 할 일을 딱딱 구분 짓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할 일에서만 분권형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간 전문가들을 모시고 민관 합동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서 이분들과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를 설정하고 관리·점검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4인, ‘한반도 평화’ 두고 견해차

 李 “싸울 필요 없는 평화” VS 尹 “힘에 의한 도발 억지력”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이날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공통질문에서 견해차를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평화’에, 윤 후보는 ‘도발 억지력’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무력으로 억지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건 하책이다. 다 부서지고 죽고 이기면 뭐 하나. 우크라이나 심각하지 않나”라며 “중요한 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더 중요한 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만큼 중요한 게 어딨나. 한반도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위협하고 거칠게 대해서 전쟁의 위험을 제고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윤석열 후보는 “평화는 힘에 의한 상대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1950년도에 북한의 침략에 대해 우리 힘과 군사력으로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6·25와 같은 참극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굴종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평화가 얻어지질 않는다.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뮌헨 협정이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서 어떻게 유린되는지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강력한 안보는 민생과 경제 번영의 기초가 된다”고 밝혔다.

심상정·안철수 후보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내놨다. 심상정 후보는 “외교 안보에서 지도자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다. 특히 지금 분단과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대한민국 대통령의 외교 안보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며 “감정과 혐오가 아니라, 이성과 국제 규칙에 의거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평화 외교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발은 동맹에 고정하고, 다른 한 발은 평화 국익을 위해서 쓰겠다”며 “외교를 국내 정치에 끌어들이는 포퓰리즘과 결별하겠다. 반미·반중·반일을 정치에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앞서 저는 자주·실용·평화에 기반한 책임외교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튼튼한 한미 동맹을 중간에 놓고 기본적으로 다른 여러 동맹국의 보편적 가치, 규범에 입각해서 외교 정책을 수행하는 원칙을 가져야만 한다”며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에는 진정성을 갖지만 북핵 문제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는 ‘대장동 의혹’

  이재명·윤석열 재차 충돌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이날 역시 대장동 의혹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연루 의혹을 파고드는 데 할애했다.

그는 “계속 거짓말, 거짓말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동안 하신 얘기들이 전부 사실하고 다른 것 아니겠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즉시 “윤석열 후보님이 저축은행 비리 수사 봐주지 않았나”라고 받아쳤다. 이어 “그들(대장동 일당)에게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고, 이익 본 것도 윤 후보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후보는 “제가 몸통이라는데, 제가 성남시장을 했나 아니면 경기도지사를 했나 아니면 관용 카드로 초밥을 먹었느냐”라며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었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대구고검으로 좌천 가서 앉아있는데 어떻게 몸통이 된단 얘기냐”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말씀을 좀 해보라”고도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대출 중에 왜 대장동 불법 대출은 기소 안 하고 봐줬냐”라며 “2016년엔가 다 구속돼서 실형 받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사건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 내용을 거론하며 “결국 이 네 사람(김만배, 정진상, 김용, 유동규)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모든 걸 설계하고 승인하고 기획하고 도장 찍은 것”이라며 “우리 이 후보가 몸통이란 것이 명백하게 나오지 않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이 후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그런 식으로 수사를 했으니까 지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본인이 녹취록에 많이 나오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대장동 게이트를 둘러싼 공방은 이 후보 주도권 토론 때도 잠시 반복됐다.

이 후보는 질문 기회가 주어지자마자 “윤 후보님, 정말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저격했다. 이어 정영학 녹취록 내용을 들어 “저는 이게 윤석열 게이트다, 윤석열이 몸통이라 생각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임태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