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윤석열 지지” 후보직 사퇴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추진도
보수·중도 결집 선거 코앞 후폭풍
“정권교체 국민통합정부 만들 것”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전격적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안 후보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안 후보 단일화는 보수와 중도의 결집이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전 후보 단일화보다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며, 이·윤 후보 간 양강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두 사람이 정권교체의 민의에 부응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과학기술 중심국가’를 만들고, 공정과 상식이 살아 숨 쉬는 정의로운 사회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활짝 여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두 후보는 “‘국민통합정부’를 통해 지난 4년 반 동안 내로남불, 거짓과 위선, 불공정 등 비정상으로 점철된 모든 국정운영을 정상화시킬 것”이라면서 국민통합정부가 나갈 길에 대해 ‘미래 정부’, ‘개혁 정부’, ‘실용 정부’, ‘방역정부’, ‘통합정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다.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정권을 인수·준비하며, 정부를 구성, 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전날 밤 마지막 TV 토론을 마친 뒤 강남 모처에서 2시간 30분 가량 회동을 하고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날 오후 중앙선관위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한 안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 후 사퇴하면서 4~5일 사전투표에는 ‘사퇴’로 표기되며, 오는 9일 대선 당일 투표용지에는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다.
미래·개혁·실용 중심… ‘국민통합정부’ 드라이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밝힌 ‘국민통합정부’는 미래와 개혁, 실용, 방역, 통합이라는 5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미래정부’는 적폐 청산 등 퇴행적 국정운정과 특정 집단에 경도된 정책을 걷어내고,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실용정책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정부’에 대해 두 후보는 “정권이 필요한 개혁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필요로 하는 개혁을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꼭 해야 할 개혁과제들을 외면하거나 차기 정부로 떠넘기는 비겁한 짓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용정부’와 관련, “전임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이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필요한 정책은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유연성을 보였다.
특히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비롯해 고통받는 취약 계층의 우선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정치방역이 아니라 과학방역으로 펜데믹을 막아내고 민생을 지켜내겠다며 ‘방역정부’의 청사진을 밝혔다. 아울러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 국민을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사라질 것”이라며 ‘통합정부’로 나아갈 것임을 피력했다.
이같은 국민통합정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협의와 구성이 원만하게 이뤄져야 하나 곳곳에 ‘지뢰밭’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양당은 즉시 합당을 추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 후보가 불편한 관계를 형성해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화합 여부가 관건이다. 통상 대등한 합당의 경우 양당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안 대표의 당대표 가능성에 대해 “그건 전혀 조건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양당 공약 등 정책적인 부분 조율, 공동정부 구성에까지 106석의 국민의힘과 3석의 국민의당 지분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질 지 주목된다. 당내 주요 보직뿐만 아니라 6월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도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 후보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다. 인수위원장 혹은 국무총리직 등을 맡아 국정 파트너로 활동할 가능성 혹은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혹은 경기도지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후보는 회견에서 ‘입각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앞서 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지 않나, 우선 선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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