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리와 하남시민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지역이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총 7번의 대선에서 당선자를 모두 맞춘 ‘족집게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높은 적중률의 비결은 구리와 하남이 전국 평균과 유사한 연령대별 비율을 보인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 19대 대선에서 전국 유권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20대 16.2%, 30대 17.87%, 40대 20.88%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구리의 연령대별 비율(20대 17.33%, 30대 17.80%, 40대 22.48%)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본보는 7일 두 지역을 돌며 대선을 앞둔 민심을 직접 확인해 봤다.
▲경기도지사 능력 입증한 이재명 vs 정권 심판 윤석열
이날 찾은 구리전통시장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평가가 팽팽하게 맞섰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성과를 강조했고, 윤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각종 의혹을 언급하면서 대립했다. 전통시장에서 빈대떡을 팔고 있는 양모씨(55·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에 파리가 날릴 때 지역화폐와 배달앱 등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선 사람은 이재명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곳에서 만난 지역 주민 강상국씨(81)는 “이 후보는 대장동과 과잉의전 등 논란이 너무 많다. 초보 티가 나도 때 묻지 않은 윤 후보가 정권 심판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부동산 민심은…‘지역 발전 호재’ vs ‘내 집 마련 꿈 앗아가’
부동산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찾은 구리 수택동과 하남 미사동에서도 지역 주민 의견은 엇갈렸다. 수택동은 ‘재개발, 지하철 연장’, 미사동은 ‘GTX 신설’ 등의 이슈가 있는 핵심지다. 주민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이날 미사한강공원에서 만난 강정원씨(45)는 “2년 전 영끌 투자해서 마련한 집이 1억 원 이상 올랐다”며 “이 후보의 공약 중 GTX-D 노선까지 신설되면 강남과 이어져, 지역 발전은 시간문제”라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구리시 수택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최모씨(66)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꼬집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수택동에서 최근 3년 동안 2억에서 3억까지 오른 아파트가 수두룩하다”며 “28번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한 정권은 교체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반응은…‘확신’ vs ‘실망’
지난 3일 성사된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단일화 효과에 따른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안 후보의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하남 신장전통시장에서 만난 주민 최호섭씨(64)는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졌어야 했다”며 “보수와 중도가 결합한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 넉넉한 격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리 한강공원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씨(33·여)는 “TV 토론과 유튜브 콘텐츠를 보며 유일한 대안이 안 후보라고 생각했다. 이번 단일화 선택은 아쉽다”며 “응원하던 마음이 배신감으로 바뀌어 이번에 이 후보를 찍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임태환·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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