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道 24시간 아이돌봄센터 통한 공백 해소 기대

우리나라의 인구 수는 2020년 기준 5천130만명으로 세계 28위이나, 출산율은 세계 198위의 저출생 국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에 의하면 15세부터 49세까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81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2016년 40만6천200명, 1991년 70만9천명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저출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있어 부모가 생계를 유지하느라 직장에 머무는 동안 어린 자녀들이 돌봄공백 상태에 놓이게 되고,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현실적으로 거의 없거나 미미한 점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면서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과거보다는 이혼율이 점차 높아져 부모 중 한 명이 자녀들 돌봐야 하는 한부모 가정이 발생, 정보화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야간출근·교대근무 등 부모들의 직업이 다양해지며 연장보육과 야간보육 수요 또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짐에 따라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경우 조부모의 도움을 얻거나 도우미를 개인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면 그나마 돌봄 공백을 방지할 여력이 있겠으나, 그마저도 불가능한 현실에 처한 사람들의 경우 전적으로 자녀양육 부담을 개인에게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미국 영화 〈툴리Tully, 2018년 개봉〉에서는 세 아이 육아를 혼자 떠맡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엄마를 위해 야간 보모를 고용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러한 ‘야간 보모’를 공적 영역에서 지원함으로써 돌봄 공백을 해소할 필요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기도의회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24시간 아이돌봄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안(대표발의 엄교섭 의원)’을 의결한 것은 돌봄 공백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고 그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이 조례안은 최근 저출산 시대의 인구감소로 인해 출산, 보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에서 공적돌봄체계가 부족한 현실과 긴급한 상황에서의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야간출근, 응급 진료, 병원 입원 등 긴급한 상황으로 인해 보호자가 자녀를 돌보지 못할 경우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도내 24시간 아이돌봄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설마련 및 지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개선과 경기도의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통해 경기도 24시간 아이돌봄센터가 31개 시·군에 점차 확대 설치, 운영됨으로써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 도내 영유아·미성년 자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정민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현장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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