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조형물, 멋진 예술품으로 거듭나길

image
김동석 직업상담사

공공조형물은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상징탑에서부터 설치미술, 조각, 벽화 등 다양한 형태로 설치된다. 이런 조형물이 전국에 2만 개가 넘는데, 이 중 상당수는 먼지로 뒤덮여 있거나 녹이 슨 채 방치되거나,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지 못한다. 이러한 조형물이 과연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예술품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예술작품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거리 곳곳에 설치된 공공조형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위화감을 느끼게 하거나 작품 설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무슨 의미를 주는지도 모르는 조형물도 적지 않다. 공원, 광장, 거리 곳곳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흉물스러운 조형물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미술계에 따르면 조형물에 대한 지자체의 심의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며, 건물 준공 막바지에 심의가 들어오면 준공 일자에 맞추기 위해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설치와 준공검사가 끝나면 행정적인 개입도 어려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법 취지를 살리면서 최적의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함량 미달의 공공조형물 설치를 막으려면 지방의회 견제가 필요하고, 설치 완료 전에 작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것을 강조한다.

공공조형물의 무분별한 설치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건립 기준 마련, 엄격한 사후 관리 등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선도 절실하다. 아름답게 관리된 공공조형물은 예술적 상상력으로 삭막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가 하면 색다른 볼거리로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도시 이미지를 좌우하는 조형물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멋진 예술품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동석 직업상담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