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봄마중

봄 맞을 준비에

쓸데없이 시간을 다 보내어 버리고

돌아보니 봄은 벌써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는 봄을 퍼담아서

온통 노랑물에 취한 *봄마중꽃들이

미련퉁이 밤퉁이 비웃기라도 하듯

깔깔대며 만취한 봄을 송별하고 있었다

 

서둘지 않아도 될 텐데

난 또 주저앉아 얼마나 더 헛되이

생의 노란 봄을 기다리게 될는지

모른다

 

* 봄마중꽃: 이른 봄 산기슭에 피는 작고 노란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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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경

1986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유독 그곳만 환한 볕마루> 외.

국제PEN한국본부·양평문인협회·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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