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즐거운 미술 감상과 가벼운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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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구 문화예술법인 라포애 상임이사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연령대는 물론 직업군도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미술 유사 직종부터 전혀 다른 직종(약 79%)의 관람객들이 미술관을 방문한다.

미술관에는 액자나 틀 속에 잘 보관된 미술 작품 외에도 그대로 공개된 작품이나 조각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관람객에게 더욱 생생한 감상을 제공하기 위한 미술관 측의 배려이다. 물론 관람객들의 기본적인 예절을 담보 삼아 결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간혹 어린이 관람객들이 작품에 손을 대거나 작품 근처에서 과한 몸짓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같이 온 보호자가 자제시키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어린 관람객은 무방비한 상태로 즐거워서 하는 일이지만 다치는 일이나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어린이 관람객 뿐 아니라 성인 관람객의 경우도 마찬가지. 작품을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야 왜 이해하지 못할까마는 눈으로, 마음으로만 감상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미술관은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즐기듯 편하게 들러도 되는 문화 공간이다. 미술이라는 예술은 관람객들과 가깝게 공유돼야 그 효과가 극대화 되는 이유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도 없지 않으나 그저 느껴지는 그대로 차분히 감상하면 충분하다. 다만 왁자지껄 떠든다거나 작품에 손을 댄다거나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감상하는 것은 자제해 주는 것이 기본적인 예절이다.

여타의 예술 분야처럼 미술도 정해진 답이 정해지지 않아야 하는 분야이다. 예술 개념은 꾸준히 진화되는 유기체로 시대와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술의 감상 또한 정해진 답은 없다. 비록 어떤 분야든 아는 만큼만 흡수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스스로 예술 개념의 사조를 가볍게 생각해보고 미술관에 오시면 더 깊은 감상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위에 말한 기본적인 예절만 갖추고 있다면 각자의 방법으로, 자기만의 감상을 즐기는 사색의 시간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공간이므로 가벼운 산책이라 여기고 찾아오시면 좋겠다.

그 산책에서 바람과 햇살, 이름도 모르는 풀꽃을 느낄 여유를 동반하고 매우 천천히 사색하는 시간을 즐겨주시길 바랄 뿐이다. 미술관이 여러분에게 오솔길이 있는 치유의 숲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이구 문화예술법인 라포애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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