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는 다양한 상품을 선적 및 하역하는 장소이면서 교역이 이뤄지는 장소로 시작됐다. 이 지역에는 과거의 마을과 도시건설의 핵심적인 동력을 제공해 주는 상품과 인력이 모여 있었으며, 물물의 교환과 함께 새로운 정보가 교환되는 곳이었다. 상품교역으로 성장한 항구는 상공업의 발전과 함께 공업항과 무역항으로 발전하면서 과거와 다른 차원의 대규모 항과 항만산업 거점지로 성장해왔다.
항은 기본적으로 공업항과 상업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업항은 수출입상품 중 일반 잡화를 교역하는 수출입항인 상업항에 대립되는 항으로 주로 특정 공장 내지는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공업항은 사람들의 삶의 생활공간 속 수산물 및 생활용품 교역 중심의 상업항이기보다는 지역과 국가의 산업경제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입과 기업이윤 창출의 기능적 공간으로 변화했다. 이후 항과 항만은 산업지향형 배후단지와 해양서비스형 산업을 포함한 다기능적인 항만 클러스터로 발전하게 됐다.
항의 다양한 산업 동력들은 전염병이 주변으로 확산 및 연계돼가는 전염효과·마디효과를 유발하게 되는데, 그 파급 규모에 따라 항과 항만산업들은 새로운 형태 성장하게 됐다. 기존 상업항과 공업항, 물류항은 스마트항으로 발전하고 배후지역은 해양 산업·레저 클러스터 등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세계의 주요 항들은 기술적인 적용단계의 차이는 다르지만 선박들의 항만 내 대기 시간 단축과 각종 데이터 공유로 불필요한 업무 축소, 그리고 항만 노동자의 효율적 작업을 이유로 스마트항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은 동일한 추세다. 스마트항은 항의 기술적인 기능성 및 작업의 효율성 그리고 노동의 안전성, 교역의 안정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그 중심에는 항만산업 기업, 노동자, 물류·유통 관계자 등이 있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만은 스마트항의 대표적인 항으로서 항만커뮤니티시스템(PCS)을 구축해 선사, 운송사, 터미널 운영사 등 각종 사무주체들의 중복적인 업무를 최소화했고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Pronto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로테르담 항은 교역상품의 하역 및 배후단지로의 이동과 보관, 이동과정의 자동화 처리 등으로 물류 처리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제고시켜 글로벌 물류 대란(GVC)에 대응할 수 있었다.
국내의 각항들은 각각의 특성과 성장단계별 차별성이 존재하므로 스마트기술의 개발 및 도입에서도 그 차별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특성을 갖춘 항 및 항만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삶에 친화적인 항 및 항만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도 중요하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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