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점 스크린골프장서 연기 유입...투석 중 대피 어려워 42명은 중경상 경찰 “모든 가능성 열고 원인 조사”
투석전문병원이 있는 이천시 관고동 한 빌딩에서 불이나 간호사와 환자 등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0시17분께 병·의원과 사무실, 음식점 등 근린생활 업종이 입주해 있는 지상 4층 규모의 학산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64명과 장비 40대를 투입, 불이 난 지 약 1시간10여분 만인 오전 11시29분께 진압을 완료했다.
이 사고로 해당 건물 지상 4층의 투석전문병원 간호사 현은경씨(50·여)와 환자 4명 등 5명이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병원 안에 있던 42명이 다쳤다. 이 중 3명은 중상자로 분류됐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총 46명이 있었다.
이 건물 1층 상인 양모씨(45)는 “사고 당시 깨진 병원의 창문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등 아비규환이었던 상황”이라며 “팔에 주삿바늘이 꽂힌 3~4명의 사람이 잇따라 1층으로 내려왔다”고 밝혔다.
불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던 같은 건물의 지상 3층 스크린골프장 1호실에서 최초로 난 것으로 추정됐다. 공사 업체 관계자들은 “천장에서 불꽃이 떨어져 불을 끄려 했으나 실패해 119에 신고했다. 당시 토치 등 불꽃을 이용한 도구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스크린골프장에서 난 불의 연기가 고스란히 지상 4층으로 올라갔고 투석 장비를 착용한 환자 특성상 대피가 늦어져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중 유일한 의료인력인 간호사 현씨는 이곳을 빠져나갈 시간이 있음에도 환자를 대피시키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가운데 해당 건물의 경우 제대로 된 소방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 1층 상점에만 스프링클러가 있었을 뿐 최초 발화 지점인 스크린골프장에는 이 같은 설비가 없는 데다 사망자가 발생한 투석전문병원에는 환풍시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 작업자와 건물 관리자 등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입건된 사람을 없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전기 누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는 한편, 8일 2차 화재 감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김정오·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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