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급증에 하수 발생량 늘어 현재 시설 ‘한계’ 진건처리장 인근 주민들 악취 고통 현대화 절실 월산처리장 증설 시급하고 평내•호평 신설 필요
남양주시는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2030년 인구 100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하수 발생량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설로는 모든 하수를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 하수처리장은 아직까지 지상에서 처리하고 있어 현대화가 시급하다.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하수처리장의 각종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하수처리장 부족 실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진건푸른물센터, 지상에서 하수 8만t 처리…현대화 시급
18일 오전 10시께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진건푸른물센터. 센터 주변을 걸어가보니 퀘퀘한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풍겨왔다. 이 냄새는 200여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인근 아파트까지 흘러갔다. 창문을 열고 있는 주민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곳 인근에는 1천963세대가 거주 중인 아파트가 있는데 여름철 대기온도 상승 탓에 더 멀리 위치한 4천세대가 넘는 아파트에도 악취가 풍기고 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이곳은 관내 하수처리장 18개소 중 유일하게 현대화가 되지 않은 하수처리장으로, 총면적 6만6천784㎡, 진건지구와 퇴계원, 청학리, 호평·평내 등지의 하수를 처리 중이다.
문제는 하루 처리용량 12만5천t 중 절반 이상인 8만t을 지상에서 처리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2004년에 설립되면서 하수처리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자칫 멈춰 설 경우 하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설 현대화가 시급하다.
인근 주민은 “주거밀집지역에 인접한 만큼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양주시의회 의원들도 현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진환 의원(다산1·2동, 양정동)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을 조속히 지하화를 추진해야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행정절차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원주영 의원(다산1·2동, 양정동)도 “악취 등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하화를 해야하며, 지상에는 주민을 위한 편의 시설 등을 건립해야 한다”며 “하수처리장이 현대화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는 시설개선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악취 발생 원인에 대해 분석, 현존하는 악취제거기술을 총동원, 악취를 제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수처리장 현대화에 대해 시 관계자는“하수도법에 따라 진건푸른물센터의 경우 하수도법에 따라 오는 2029년부터 지하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환경부에 조기 추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의 중”이라고 밝혔다.
■ '평내·호평 하수처리장' 건립 언제쯤?
환경부는 지난해 말 호평·평내 지역에 하수처리장을 신설하고 기존 진건과 지금 처리장을 증설하는 내용의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승인했다.
호평·평내 지역에서 발생한 오·폐수는 지난 2004년부터 13㎞가량 떨어진 진건푸른물센터에서 처리돼왔다.
하지만 그 사이 남양주시가 개발되면서 인구가 늘어 진건푸른물센터는 과부하 상태인 데다 하수관이 낡아 일부 하수는 유입 과정에서 새기도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대화가 안돼 인근 주민들도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2020년 호평·평내 지역에 하루 4만1천t의 하수를 처리할 시설을 새로 건립하는 계획을 세우고 후보지 1곳을 검토했으나, 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민관 갈등 양상을 보여왔다.
하수처리장이 건립될 경우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평내 지역에 건립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지난달 민선8기 핵심공약 추진을 위해 평내 하수처리장 TF를 가동했다. 시는 각종 자료 수집과 법률 검토 등 준비 단계를 거쳐 해당 사안에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으로 TF를 구성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재검토 단계로, 평내·호평 하수처리장에 대한 쟁점 등을 분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월산처리장 증설 시급...개발 수요 증가
남양주시 수동면에 개발수요가 집중되면서 하수처리장 증설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수동면에서 나오는 하수는 월산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처리용량이 1만7천t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에 임시 개통 예정인 오남~수동 국지도 98호선, 화도~양평고속도로 등 개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기준 수동면 가구수는 4천890가구로, 이 중 하수처리 외적 지역에 있는 1천650가구를 제외한 20~30%가 월산하수처리장과 오수관이 연결되지 않아 개인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개인 오수처리장에서는 수질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월산천으로 이를 그대로 방류하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만큼 하수처리장 증설 및 신설이 시급하다.
남양주시는 지난 4월 한강유역환경청에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인구 유입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월산처리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에 승인 신청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유창재·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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