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곳곳마다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쉼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역 어른들 노력으로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꾸며진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 선이정 마을 교사(55)의 바람이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놀면 가장 안전하고 유익할까?”일 것이다.
어른들 마음 한 켠에는 항상 도시화 전 학창 시절 산과 들에서 자연을 벗 삼아 동무들과 함께 뛰어놀던 경험이 누구나 있다. 하지만 도시화하면서 도심에서 자란 아이들은 마을 한편에 조그맣게 조성된 놀이터나 공원 등 공터가 놀이 공간으로 일상화된 지 오래다.
또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아이들이 노는 곳은 보드 게임방, 피시방, VR 게임방 등이 자리 잡았고 이조차도 이용료 부담과 어른이 혼재되어 아이들만의 놀이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두레생협 이사인 선이정 마을 교사가 조합원들과 육아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부분 아이가 갈 곳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인 청소년 카페를 실제로 추진하게 됐다.
선 마을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주로 방과 후 학원에 다니느라 놀지 못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교 후 갈 곳이 없어 거리에서 배회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자유로운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한다. 이를 위해 처음 어른들과 아이들이 각각 마을 기획단, 마을 조사단을 구성해 아이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제반 조사를 진행했다.
이런 노력으로 부천교육지원청과 경기두레생협, 역곡지역 단체들이 함께 ‘부천은 즐거운 배움공동체’ 사업의 하나로 청소년을 위한 공간 ‘역곡마을 청소년 카페’를 만들게 됐다.
청소년이면 누구나 매주 토요일 12시~6시까지 역곡두레문화센터에서 음료와 간식, 와이파이가 무료인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선이정 마을 교사는 청소년 카페 운영을 맡은 카페지기다.
청소년 카페 탄생을 위해 아이들은 제 또래의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1위가 자기들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 결과 움직이는 청소년 카페를 구상했고 장소는 두레생협, 에코수 협동조합, 뜰 안에 작은 도서관(뜰작), 카툰 캠퍼스 등 4곳을 돌아가며 카페를 열기로 시작했다.
2019년도에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주 4회, 장소는 이동식으로 카페를 운영하니 불특정한 아이들이 오는 데 바뀌는 장소를 공지하는 것이 어려워 지정 장소로 역곡역 근처의 홀 중심인 두레생협 역곡센터를 지정 장소로 했다.
2020년, 7월 본격적으로 청소년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주 1회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시켜주며 자연 친화적인 교육을 해주고 있다.
‘천연 모기 기피제 만들기’, ‘친환경 재료로 또띠아 만들기’, ‘공정무역 빵 만들기’ 등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스로 음식을 만들며 친구들과 함께 성취감을 느낄 체험활동도 기획했다.
그 이후로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에 홍보하며 새로운 아이들이 오고 간다. 아이들은 카페에 자유롭게 와서 음악을 듣거나 보드게임을 하거나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등 놀이터가 됐다.
또 이곳에 대학생 멘토들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음악이나 미술을 가르쳐주기도 하며 고민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선이정 마을 교사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쉼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정말 뿌듯한 것은 작년에 카페를 다니던 친구가 올해 대학생이 되어 멘토로 와서 카페가 너무 좋아서 자신도 후배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며 음악을 가르친다”라며 “이렇게 점점 이곳이 아이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카페가 되기를 바란다. 그게 정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천에는 시가 운영하는 청소년 공간 무지개 카페가 3곳(소사점, 도당동, 원종점) 있다. 이곳은 재원이나 재력이 충분하고 전문적인 책임자가 있어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최신 시설 등이 구비돼 있다.
선 교사는 “역곡에도 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청소년 카페가 생기길 바라며 지역 아이들을 위해 각 동별로 하나정도 청소년 카페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천=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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