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올가을 설레는 '꽃게의 풍어’... 인천 백령도 어민들 “여보게 웃게”

용기포구항 꽃게 출어준비 한창
하루 최대 500㎏ 수확 ‘대풍 기대’...게종자 방류·플랑크톤 증가 효과
다른 조업 포기하고 꽃게 잡기도...옹진군 “불법조업 피해 없게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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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꽃게 금어기 해제를 10일 앞두고 22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항(구)에서 한 어부가 통발을 손질하고 있다. 어부 김씨는 10년만에 대풍년을 기대한다며 바쁘게 손질을 이어갔다. 장용준기자

“올 가을, 사상 최대 꽃게 풍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 제쳐두고 다음주 출어 준비해야죠.”

22일 오후 1시께 인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구항. 어민들이 꽃게잡이 출어를 위한 통발 등 꽃게잡이 장비에 분주하다. 어민들은 지난주부터 용기포구항 한켠에 쌓인 통발 수백개의 끈을 새 것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어민 남철승씨(38)는 “오늘 점심도 거르고 계속 통발을 손보고 있다”며 “다음주 출어 전까지 다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어민들이 꽃게 출어 준비에 집중하는 것은 올 가을 사상 최대의 꽃게 풍어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어민들은 지난 봄 어기에 어선마다 1일 200㎏ 정도의 꽃게를 잡으며 풍어의 기쁨을 만끽했다.여기에 봄어기보다 꽃게가 많이 잡히는 가을어기엔 2.5배 이상인 1일 500㎏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씨는 “어민들 사이에서 가을어기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꽃게 풍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몇몇 어민은 다른 조업을 포기하고 꽃게잡이 준비만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현재 백령도에는 40척의 어선이 꽃게 조업을 하고 있다. 어민들은 꽃게 금어기(7~8월)가 풀리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꽃게 조업에 나선다. 또 다른 어민 김재철씨(65)도 “백령도에서 올해처럼 꽃게가 많은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많은 어민들이 이번에 최대한 많은 꽃게를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해수산연구소와 옹진군 등은 백령도 일대 꽃게 풍어에 대해 그동안 꾸준하게 꽃게 종자를 대량으로 방류한데다, 높은 수온 등으로 꽃게의 먹이인 플라크톤이 증가하면서 꽃게 어장이 북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봄 1㎏ 당 평균 1만원이던 꽃게 가격도 올 가을에는 1㎏ 당 평균 3천원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백령도 일대의 꽃게 풍어는 전국 최대 꽃게 어장인 연평도 앞바다까지 영향을 미쳐 인천지역의 사상 최대 꽃게 어획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의 꽃게 어획량은 2019년 721t, 2020년 1천25t, 지난해 1천424t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다. 봄어기 어획량도 올해만 벌써 431t이 잡혀, 지난해 봄어기(246t)의 배에 달한다.

다만 중국 어선이 백령도 등 어장에서 불법조업을 계속 하고 있어 해양경찰과 군 등의 단속이 시급하다. 군은 지난 12일 해양수산부, 해경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하는 등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백령도에서도 꽃게가 많이 나오는 만큼 어민들의 수익 창출 효과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 어민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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