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맵’이 가리킨 좌표, 따라갔더니…목적지에서 인심을 만나다

점심 한 끼 값도 부담이 되는 고물가 시대, ‘거지맵’이 뜨고 있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거지맵은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저렴한 식당을 지도 위에 보여주는 온라인 서비스다. 2023년 유행했던 절약 정보 공유방 ‘거지방’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운영자가 따로 정보를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제보로 채워지는 생활형 지도여서 사람마다 식당 상호·메뉴·가격 등 기본 정보를 직접 기입할 수 있다. 거지맵을 따라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단순히 ‘싼 집 목록’이 나열되는 데 그치지 않고 좌표 끝에 실존하는 ‘따뜻한 밥’과 ‘사람의 온기’를 만나러 갔다. 거지맵이 가리킨 첫 번째 목적지는 수원특례시 영통구 한 학원가 건물에 자리한 떡볶이집. 가게 앞 ‘착한가격 모범업소’ 명패를 넘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두어 걸음이면 꽉 차는 좁은 내부가 들어온다. 보글보글 끓으며 김이 오르는 떡볶이의 달고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곳의 떡볶이 1인분은 3천원, ‘떡순튀’ 세트는 4천500원이다. 여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1인 세트가 9천원대를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푸짐한 음식 사이 계산대 아래 붙은 색바랜 종이 한 장이 보였다. “저희는 이 떡볶이집의 찐찐팬이에여”가 적힌 손편지에서 단골의 애정이 묻어났다. 9년째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은 가게 사장 A씨는 “아이들이 많이 찾는데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과거 아이들처럼 지금 아이들도 먼 훗날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떡볶이집’ 하나쯤은 지켜주고 싶어 인건비를 줄이며 버티고 있다”며고 밝게 웃었다. 다음 발길은 수원 팔달구의 한 소고기국밥집으로 향했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냄비에서 연신 온기가 뿜어져 나오고 사장의 분주한 손길 끝에 뚝배기 한 그릇이 놓였다. 가격은 단돈 3천500원. 숟가락을 넣을 때마다 두툼한 고기와 무, 콩나물이 아낌없이 따라 올라왔다. ‘저렴히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제대로 배 채우는 한 끼’였다. “밥이랑 국 더 드릴게요. 부족하면 말씀하세요”라고 사장 B씨가 말하는 틈에 옆자리 손님이 국밥을 급히 비우더니 계산대에 5천원짜리 한 장을 툭 놓고 나가려 했다. “잔돈 받아가셔야죠”라는 사장 말에 그는 “잘 먹고 갑니다. 푸짐하게 한 그릇 내주는데 이게 제값이죠”라는 짧은 인사만 남기고 사라졌다. 지도가 안내한 목적지에는 가격표 이상의 가치를 나누는 마음이 머물고 있었다. 수원 영동시장 안쪽 골목 내 장터집에서도 그랬다. 붉은 간판 아래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칠 비좁은 입구를 지나자 매장 안을 꽉 채운 20여명의 손님이 눈에 들어왔다. 그 다음으로는 메뉴판이 시선을 끈다. 콩나물비빔밥 3천원, 국밥 4천원, 시장 내 다른 식당과 비교하면 ‘한 그릇씩’은 덜 파는 가게다. 사장 C씨는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밥이라도 저렴하게 해 모두가 배불리 먹었으면 한다”는 게 영업 철학이라고 했다. 거지맵은 단순한 저가 식당 리스트가 아니었다. 적게 받고도 제대로 내어주려는 주인과 고마움을 알기에 기꺼이 단골이 되는 손님들의 마음이 켜켜이 쌓여 있다. 고물가 시대를 버티는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빠듯한 일상 속에서도 서로의 한 끼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기록은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희망의 지도’가 되고 있었다.

PC방 음식점 위생 불량… 점검도 부실 [PC방 음식점 위생 실태 下]

인천 지역 PC방 음식점들의 위생이 불량한 데 반해 점검마저 부실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시에 따르면 해마다 PC방 음식점을 비롯한 ‘다중이용 및 위생취약 시설’ 위생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점검은 전수 점검이 아닌 부분 점검으로, 시는 PC방 음식점 249곳 가운데 지난 2022년 77곳, 2023년 74곳, 2024년 65곳만을 점검했다. 일부 군·구는 키즈카페, 동물카페 등 다른 다중이용 및 위생취약 시설에 밀려 PC방 음식점은 당해 점검 대상에 없기도 했다. 반면, PC방과 달리 일반 음식점들은 최소 2년에 1번 이상 위생점검을 받는다. 위생등급 ‘좋음’ 이상을 받은 음식점이어야 비로소 3년에 1번 점검을 받으며, 특히 300㎡ 이상의 대형음식점이나 집합급식소는 1년에 1번 이상 점검 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인천 PC방 평균 면적은 275.5㎡로, 300㎡가 넘는 곳도 30.5%에 이른다. 음식점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지만, 음식점과 달리 대부분 위생점검 대상에서 제외된다. PC방은 조리구역만 식품접객업으로 등록하고, 나머지 PC를 이용하는 넓은 공간을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으로 등록해서다. 실제로 현행 식품위생법은 식품접객업소 등록 시 칸막이 등으로 구획만 하면 한 공간 안에서도 다른 업종과 함께 영업이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이에 따라 시는 PC방을 점검할 때 식품접객업 신고여부나 종사자 건강상태, 음식 및 조리·보관시설 위생상태를 확인하지만 다른 업장이자 실질적 식사 구역인 PC구역 위생은 정식 점검항목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PC방 음식점을 비롯, 다양하고 특수한 형태의 음식점이 생기며, 점검에도 허점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점검이 부족하다면 신고제도 활성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PC방 주 이용객인 아동·청소년 소비자 특성상 위생인식이 부족하거나 문제제기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PC방 곳곳에 민원안내문을 붙여놓는 등 이들이 민원시스템을 이해하고 쉽게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제3조(식품 등의 취급)에 따라 식품접객과정 전반을 위생적으로 해야하는만큼, 등록면적 밖 주변이라도 식품위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적극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새까만 레인지에 남은 음식까지…청결 뒷전인 PC방 음식점 [PC방 음식점 위생 실태 上]

PC방은 청소년들에게 오락공간을 넘어 식사공간으로까지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역 일부 PC방들은 위생관리에 손을 놓고 이용객 먹거리 안전을 등한시 한다. 조리시설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조리하는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더러울 뿐만 아니라 각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먹다남은 음식이나 찌꺼기로 가득하다. 복합서비스 제공업소으로 진화 중인 PC방 문화에 발맞춰 관리·감독도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일보는 PC방 음식점의 실태를 살펴보고, 보다 위생적인 환경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아무리 PC방이라지만 그래도 음식을 조리하고 또 먹는 공간인데 너무 더러운 것 같아요.” 8일 오후 인천의 한 PC방. 이용객은 대부분 청소년들로, 이들은 게임을 하며 음료수는 물론 라면이나 햄버거, 볶음밥까지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음식을 먹고 있다. 이들이 주문한 음식을 조리하느라 아르바이트생들은 앉을 새도 없이 바쁘다. 라면을 다 끓이기도 전에 음식 주문이 들어왔다는 음성 안내 메시지가 흘러나왔고, 아르바이트생은 주문 요청서를 확인한다. 라면을 가져다준 뒤, 곧바로 PC방 한구석에 마련한 조그마한 조리구역으로 간다. 그러나 이곳은 음식을 조리하는 곳이라고 보기엔 힘들 만큼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 튀김기 기름은 언제 갈았는지 모를만큼 탁하고, 곳곳에 기름때가 끼어있거나 음식물이 묻어있다. 한쪽 구석에는 담배꽁초를 모아 놓은 쓰레기통이 놓여있기도 하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인천 또다른 PC방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손님이 먹다남은 음식이 곳곳에 방치돼있고, 몇 십분이 지나서야 아르바이트생이 나와 청소를 시작한다. 아르바이트생은 행주 하나로 여러 테이블에 묻은 음식물이나 손님이 만진 키보드·마우스를 함께 닦는다. 이후 행주는 세척도 않은 채 아무데나 올려두었는데, 먼지 쌓인 틈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행주는 음식을 조리한 주방을 정리하는 데도 쓰였다. PC방 아르바이트생 A씨는 “일이 바빠 위생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라며 “PC방에서의 식사는 권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PC방이 단순히 게임을 하는 공간이 아닌 식당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공간으로 문화가 바뀐 지 오래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해 PC방 이용객들의 건강을 위협,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PC방에서 음식을 조리·판매하려면 담당 군·구에 식품접객업소 신고를 해야 한다. 인천에서 식품접객업소 신고한 PC방은 전체 364곳 가운데 249곳(68%)에 이른다. 이들은 ‘다중이용 및 위생취약 시설’로 분류돼 식품위생법에 따라 위생점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위생 점검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인천시가 각 군·구와 함께 지난 2022년 77곳, 2023년 74곳, 2024년 65곳의 PC방 위생 점검을 벌였지만 3~4년 동안 위생점검을 받지 않은 PC방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3년간의 점검 결과,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단 1곳도 없다. 식품위생법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은 제조부터 식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과 관련 시설을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를 어기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 부과도 가능하지만 모두 현장 계도에 그쳤다. 백영빈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음식물이 묻은 조리시설, 테이블, 행주 등에서 식중독 등 균이 빠르게 증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PC방의 경우 다른 음식점과 달리 키보드·마우스 등 손님이 직접·자주 접촉하는 물건이 많다”며 “음식물에서 생긴 균이 키보드를 통해 옮겨가는 등 오염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 아직 PC방서 식중독 등 집단 질병은 보고되지 않았다”며 “여름철인만큼 PC방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및 위생취약시설 모니터링에 보다 신경쓰겠다”고 답했다.

서울 심장에 ‘기회의 땅’ 펼쳤다…‘IGNITE 태국-한국 비즈니스 포럼’ 개최 [현장르포]

“태국은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경제협력 파트너입니다.” 22일 오후 12시께 찾은 롯데호텔 서울 사파이어볼룸 ‘IGNITE 태국-한국 비즈니스 포럼’ 현장. 행사 개막을 한 시간 앞둔 시점이었지만 한국과 태국의 여러 기업·금융인들은 이미 포럼장을 꽉 채운 상태였다. 새로운 투자 기회와 비즈니스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모인 250여 명의 방문객들은 저마다 받은 자료를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세심하게 집중하면서도 간간이 서로의 명함을 주고 받으며 살가운 인사를 나누곤 했다. 포럼장 한쪽 벽면에는 아마타시티 촌부리, 로자나 등 태국의 주요 산업단지를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됐는데, 현지 투자 정보를 얻으려는 국내 기업인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이곳에서 기업인들은 태국 내 여러 관계자들과 열띤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후 1시간이 지난 오후 1시, 본격적인 포럼의 막이 올랐다. 오는 23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태국과 한국 기업들간의 실질적 파트너십 확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환영사는 주한태국대사관 측이 맡았다. 타니 생랏 주한 태국대사는 “이번 포럼은 양국 경제 협력의 첫 번째 중요한 발걸음이다. 오늘 포럼을 통해 얻는 유익한 정보와 새로운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오는 12월 태국에서 개최되는 ‘한국-태국 비즈니스 포럼’에도 한국 핵심 기업인과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다음 세션에서는 태국 상무부 장관보, 태국투자청, 동부경제회랑(EEC) 사무총장, 카시콘 리서치센터, 방콕 은행 등 태국 고위 관계자는 물론, 민간 산업 단지 및 혁신 산업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의 투자와 새로운 기회를 강조하며 각각 기조연설과 주제발표를 펼쳤다. 포럼의 유일한 한국인 연설자인 이상준 한-태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한국은 태국의 기술 집약적 산업에 대한 수요와 경기도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 가능성을 크게 갖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양국 간 새로운 경제 협력을 잇는 중요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위해 태국 주요 산업단지 개발사 8곳이 방한했다. 한국 기업들과 부지 개발, 합작 투자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행사 마지막날(23일)에는 양국 간 협력 의지를 다지는 공식 만찬과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예정돼 있다.

[현장르포] 올가을 설레는 '꽃게의 풍어’... 인천 백령도 어민들 “여보게 웃게”

“올 가을, 사상 최대 꽃게 풍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 제쳐두고 다음주 출어 준비해야죠.” 22일 오후 1시께 인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구항. 어민들이 꽃게잡이 출어를 위한 통발 등 꽃게잡이 장비에 분주하다. 어민들은 지난주부터 용기포구항 한켠에 쌓인 통발 수백개의 끈을 새 것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어민 남철승씨(38)는 “오늘 점심도 거르고 계속 통발을 손보고 있다”며 “다음주 출어 전까지 다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어민들이 꽃게 출어 준비에 집중하는 것은 올 가을 사상 최대의 꽃게 풍어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어민들은 지난 봄 어기에 어선마다 1일 200㎏ 정도의 꽃게를 잡으며 풍어의 기쁨을 만끽했다.여기에 봄어기보다 꽃게가 많이 잡히는 가을어기엔 2.5배 이상인 1일 500㎏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씨는 “어민들 사이에서 가을어기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꽃게 풍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몇몇 어민은 다른 조업을 포기하고 꽃게잡이 준비만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현재 백령도에는 40척의 어선이 꽃게 조업을 하고 있다. 어민들은 꽃게 금어기(7~8월)가 풀리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꽃게 조업에 나선다. 또 다른 어민 김재철씨(65)도 “백령도에서 올해처럼 꽃게가 많은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많은 어민들이 이번에 최대한 많은 꽃게를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해수산연구소와 옹진군 등은 백령도 일대 꽃게 풍어에 대해 그동안 꾸준하게 꽃게 종자를 대량으로 방류한데다, 높은 수온 등으로 꽃게의 먹이인 플라크톤이 증가하면서 꽃게 어장이 북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봄 1㎏ 당 평균 1만원이던 꽃게 가격도 올 가을에는 1㎏ 당 평균 3천원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백령도 일대의 꽃게 풍어는 전국 최대 꽃게 어장인 연평도 앞바다까지 영향을 미쳐 인천지역의 사상 최대 꽃게 어획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의 꽃게 어획량은 2019년 721t, 2020년 1천25t, 지난해 1천424t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다. 봄어기 어획량도 올해만 벌써 431t이 잡혀, 지난해 봄어기(246t)의 배에 달한다. 다만 중국 어선이 백령도 등 어장에서 불법조업을 계속 하고 있어 해양경찰과 군 등의 단속이 시급하다. 군은 지난 12일 해양수산부, 해경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하는 등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백령도에서도 꽃게가 많이 나오는 만큼 어민들의 수익 창출 효과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 어민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르포] 인천 영종 ‘공항 회센터’ 소송전에 사실상 폐허로 전락

여기 장사는 하는거죠? 26일 낮 12시께 인천 중구 운서동 거잠포 선착장에 있는 공항 회센터. 6개 동의 건물 중 영업을 하는 식당은 고작 2개 동 5~6곳뿐이다. 나머지 건물은 인기척도 없이 텅 비어있다. 점심때인데도 공항 회센터를 찾은 손님들도 3~4팀에 그친다. 넓은 주차장은 활어차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건물 출입구에는 폐쇄라고 빨간색 글씨가 적힌 안내문과 함께 녹슨 사슬로 굳게 닫혀 있다. 2층에 뚫린 창문 너머로는 각종 전깃줄이 잘린 채 흔들거리고 있다. 바닥 데크는 밟을 때마가 삐걱 소리를 내고 건물 사이엔 각종 쓰레기가 쌓여 악취를 뿜어낸다. 영업 중인 식당이 있는 건물도 현관문은 부서진 채 빗겨 서있고 벽에 붙어 있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 적힌 마지막 유효기간은 지난해 3월12일까지다. 상인 A씨는 지난해 빈 건물에서 불도 났고 겨울 한파엔 수도관이 터져 물난리도 났다고 했다. 이어 영업 중인 상인들끼리 돈을 모아 건물을 고치고 관리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했다. 영종도의 공항 회센터가 사실상 폐허로 전락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상인 등에 따르면 덕교(거잠포)신불삼목 주민들은 지난 2007년부터 각자 법인 3개를 만든 뒤, 5천301㎡의 부지에 건물 6개동을 지어 공항 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부지는 공항공사가 주민의 생계대책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10여년만에 대부분의 상인들은 공항 회센터를 떠났고 이후 5년여 동안 건물은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 중이다. 지역 안팎에선 공항공사가 나서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앞서 공항공사는 2017년 6월 토지임대계약이 끝났다며 법인들에게 보상을 조건으로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고, 많은 상인들이 보상을 받으려 이전했다. 이후 공항공사는 내부 검토를 통해 건물 보상은 배임 등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 법인을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냈고 법인들은 공항공사를 상대로 지상물매수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는 등 소송전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법원은 2곳의 법인이 낸 소송에서 공항공사가 건물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고, 나머지 1곳에 대해서는 공항공사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현재 양측은 모두 항소한 상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법원의 중재로 건물을 감정평가해 보상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며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현장르포] “뭍으로 제때 못 나가는 일 부지기수… 백령공항 절실”

오늘 집(뭍)으로 돌아 갈 수 있겠죠?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출장을 온 A씨(45). A씨는 뭍으로 나가야 하는 지난 26일 새벽 일찌감치 일어나 휴대전화에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운항 현황을 띄워놓고 눈을 떼지 못한다. 안개 등 인천의 기상 상태에 따라 백령도로 들어오는 배의 출항 여부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상 상태가 나빠 배가 못 뜨는 상황이면 운항현황에 빨간 글씨로 통제라는 글이 적혀 있다. 같은 날 오전 6시40분 기준 인천 먼바다의 가시거리가 고작 500m 안팎에 불과해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 2척이 인천항에 묶여 있다가 예정시간인 오전 7시50분께 어서야 안개가 걷혀 겨우 출발했다. 자칫 안개로 인천항에서 배가 뜨지 못했으면 A씨는 이날 꼼짝없이 발이 묶일수 밖에 없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짙은 안개로 하모니플라워호, 코리아킹호, 옹진훼미리호까지 모두 뜨지 못하면서 주말을 맞아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 수백여명이 일요일에 뭍으로 나오지 못하고 발이 묶이기도 했다. 백령도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여행객 B씨(29)는 주말을 이용해 1박2일로 친구와 여행을 왔다며 4시간이나 배를 타고서 겨우 백령도 땅을 밟으니 너무 기쁘고 설레인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당장 내일 배가 떠서 인천으로 나갈 수 있을지가 너무 걱정이라고 했다. A씨는 백령도에 출장왔다가 계획대로 제때 뭍으로 나가지 못한 일이 부지기수라며 이번엔 꼭 나가야 할 개인사정이 있었는데, 배가 통제 상태에서 풀려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새벽부터 2~3시간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간 느낌이라며 백령도엔 기상에 큰 영향을 받는 배를 대체할 백령공항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령도에 사는 주민과 오가는 여행객의 이동권을 위한 백령공항 건립이 절실하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항~백령도 항로의 결항은 지난 2017년 60일, 2018일 72일, 2019년 64일, 지난해 88일 등 평균 71일에 달한다. 5일 중 1일은 배가 뜨지 못하는 셈이다. 게다가 백령도를 오갈 유일한 길이 편도 4시간 이상 걸리는 뱃길이다보니 현실적으로 1일 생활권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와 군은 10년 전부터 백령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해왔다. 사업비 1천740억원을 들여 백령면 솔개지구에 25만4천㎡ 규모 부지에 50인승 비행기가 오가는 활주로(1.2㎞)착륙대(1.32㎞)를 짓는 사업이다. 백령공항 예정 부지는 광활한 간척지로 현재 논과 밭 등으로 쓰이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평소 배를 타다 급할 땐 비행기를 타고 뭍으로 나갈 수 있도록 빨리 백령공항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들어가지 못하며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는 다른 지방공항의 실적 부진, 그리고 용기포신항 건설 등 중복투자 우려 등을 문제 삼았다. 이 같은 기재부가 제기한 문제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백령공항이 다른 지방공항과 달리 소형 공항인데다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백령공항 건설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2.19(기준치 1)로 나왔다. 특히 백령도가 여객선 이외에 대채 교통수단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용기포신항 건설과 중복투자라고 보기도 힘들다. 앞서 정부는 울릉흑산도에 신항을 지었는데도 각각 공항 건설 예타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시는 백령공항 건설이 백령도 평화의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등이 점박이물범과 국가지질공원 등을 보러 백령도를 많이 찾으면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북한의 도발 등에서 벗어난 평화의 섬으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위해 백령도에 관광단지를 만들어 대규모 리조트와 내국인 면세점, 외국인전용 카지노 등까지 조상할 계획이지만, 백령공항 건설 사업이 멈춰서 덩달아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주민의 교통권을 보장받기 위해선 3천t급 여객선 운항과 백령공항이 꼭 필요하다며 백령공항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백령도와 중국을 잇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이민수기자

[현장] 수원시 "분리수거 안 하면 수거 안해"…말 안 듣는 동네 ‘쓰레기 천지’

4일 오후 1시께 수원시 팔달구 지동 못골 놀이터 곳곳에는 수거되지 않은 크고 작은 쓰레기가 산을 이뤄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나온 K씨(32)는 쓰레기 더미가 열흘 넘게 방치되고 있고, 날이 풀리면서 악취까지 나기 시작해 고통스럽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권선구 세류동 골목길에도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행인들은 자연스레 그곳에 다 마신 일회용 컵, 담배꽁초 등을 투척하기 시작했고, 방치된 쓰레기봉투에는 수거거부 안내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수원시가 분리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생활 쓰레기에 대해 수거를 거부한 것이다. 시가 지난달 22일부터 혼합 배출 등 소각에 부적합한 생활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기로 하면서 시내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보다는 원룸촌이나 단독ㆍ다가구 주택 등이 많은 동네의 쓰레기가 산을 이뤘다. 시는 생활 쓰레기에 대한 표본 검사를 벌여 분리수거 등이 안 된 쓰레기를 배출한 동(洞)의 쓰레기 수집ㆍ운반을 중단할 예정이다. 연대책임을 물어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표본 검사 적발 대상은 ▲함수량(含水量) 50% 이상 ▲재활용품(캔ㆍ병ㆍ플라스틱류 등) 5% 이상 혼입 ▲규격 봉투 내 비닐봉지가 다량 포함된 쓰레기 등 소각에 부적합한 쓰레기다. 위반 사례가 적발된 동에는 1차 경고가 내려지고, 경고 후에도 반입 기준 부적합 사례가 적발되면 3일에서 최대 1개월까지 자원회수시설로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다. 이 기간에 생활폐기물 수집ㆍ운반 대행업체는 해당 지역에서 쓰레기 수거 등을 하지 않는다. 현재 시는 동별로 1차 표본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주께 수집ㆍ운반이 중단되는 동네가 정해질 전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 배출하지 않은 가정에 과태료도 부과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고 되레 과태료 체납이 증가하는 문제가 생겼다. CCTV로 감시하는 것도 역부족이라며 한 가정에서 잘못 버리면, 동 전체 쓰레기 반입이 금지되다 보니 이웃끼리 감시ㆍ단속하는 등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해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