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경제협력 파트너입니다.” 22일 오후 12시께 찾은 롯데호텔 서울 사파이어볼룸 ‘IGNITE 태국-한국 비즈니스 포럼’ 현장. 행사 개막을 한 시간 앞둔 시점이었지만 한국과 태국의 여러 기업·금융인들은 이미 포럼장을 꽉 채운 상태였다. 새로운 투자 기회와 비즈니스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모인 250여 명의 방문객들은 저마다 받은 자료를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세심하게 집중하면서도 간간이 서로의 명함을 주고 받으며 살가운 인사를 나누곤 했다. 포럼장 한쪽 벽면에는 아마타시티 촌부리, 로자나 등 태국의 주요 산업단지를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됐는데, 현지 투자 정보를 얻으려는 국내 기업인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이곳에서 기업인들은 태국 내 여러 관계자들과 열띤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후 1시간이 지난 오후 1시, 본격적인 포럼의 막이 올랐다. 오는 23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태국과 한국 기업들간의 실질적 파트너십 확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환영사는 주한태국대사관 측이 맡았다. 타니 생랏 주한 태국대사는 “이번 포럼은 양국 경제 협력의 첫 번째 중요한 발걸음이다. 오늘 포럼을 통해 얻는 유익한 정보와 새로운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오는 12월 태국에서 개최되는 ‘한국-태국 비즈니스 포럼’에도 한국 핵심 기업인과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다음 세션에서는 태국 상무부 장관보, 태국투자청, 동부경제회랑(EEC) 사무총장, 카시콘 리서치센터, 방콕 은행 등 태국 고위 관계자는 물론, 민간 산업 단지 및 혁신 산업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의 투자와 새로운 기회를 강조하며 각각 기조연설과 주제발표를 펼쳤다. 포럼의 유일한 한국인 연설자인 이상준 한-태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한국은 태국의 기술 집약적 산업에 대한 수요와 경기도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 가능성을 크게 갖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양국 간 새로운 경제 협력을 잇는 중요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위해 태국 주요 산업단지 개발사 8곳이 방한했다. 한국 기업들과 부지 개발, 합작 투자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행사 마지막날(23일)에는 양국 간 협력 의지를 다지는 공식 만찬과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예정돼 있다.
“올 가을, 사상 최대 꽃게 풍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 제쳐두고 다음주 출어 준비해야죠.” 22일 오후 1시께 인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구항. 어민들이 꽃게잡이 출어를 위한 통발 등 꽃게잡이 장비에 분주하다. 어민들은 지난주부터 용기포구항 한켠에 쌓인 통발 수백개의 끈을 새 것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어민 남철승씨(38)는 “오늘 점심도 거르고 계속 통발을 손보고 있다”며 “다음주 출어 전까지 다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어민들이 꽃게 출어 준비에 집중하는 것은 올 가을 사상 최대의 꽃게 풍어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어민들은 지난 봄 어기에 어선마다 1일 200㎏ 정도의 꽃게를 잡으며 풍어의 기쁨을 만끽했다.여기에 봄어기보다 꽃게가 많이 잡히는 가을어기엔 2.5배 이상인 1일 500㎏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씨는 “어민들 사이에서 가을어기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꽃게 풍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몇몇 어민은 다른 조업을 포기하고 꽃게잡이 준비만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현재 백령도에는 40척의 어선이 꽃게 조업을 하고 있다. 어민들은 꽃게 금어기(7~8월)가 풀리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꽃게 조업에 나선다. 또 다른 어민 김재철씨(65)도 “백령도에서 올해처럼 꽃게가 많은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많은 어민들이 이번에 최대한 많은 꽃게를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해수산연구소와 옹진군 등은 백령도 일대 꽃게 풍어에 대해 그동안 꾸준하게 꽃게 종자를 대량으로 방류한데다, 높은 수온 등으로 꽃게의 먹이인 플라크톤이 증가하면서 꽃게 어장이 북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봄 1㎏ 당 평균 1만원이던 꽃게 가격도 올 가을에는 1㎏ 당 평균 3천원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백령도 일대의 꽃게 풍어는 전국 최대 꽃게 어장인 연평도 앞바다까지 영향을 미쳐 인천지역의 사상 최대 꽃게 어획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의 꽃게 어획량은 2019년 721t, 2020년 1천25t, 지난해 1천424t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다. 봄어기 어획량도 올해만 벌써 431t이 잡혀, 지난해 봄어기(246t)의 배에 달한다. 다만 중국 어선이 백령도 등 어장에서 불법조업을 계속 하고 있어 해양경찰과 군 등의 단속이 시급하다. 군은 지난 12일 해양수산부, 해경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하는 등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백령도에서도 꽃게가 많이 나오는 만큼 어민들의 수익 창출 효과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 어민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여기 장사는 하는거죠? 26일 낮 12시께 인천 중구 운서동 거잠포 선착장에 있는 공항 회센터. 6개 동의 건물 중 영업을 하는 식당은 고작 2개 동 5~6곳뿐이다. 나머지 건물은 인기척도 없이 텅 비어있다. 점심때인데도 공항 회센터를 찾은 손님들도 3~4팀에 그친다. 넓은 주차장은 활어차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건물 출입구에는 폐쇄라고 빨간색 글씨가 적힌 안내문과 함께 녹슨 사슬로 굳게 닫혀 있다. 2층에 뚫린 창문 너머로는 각종 전깃줄이 잘린 채 흔들거리고 있다. 바닥 데크는 밟을 때마가 삐걱 소리를 내고 건물 사이엔 각종 쓰레기가 쌓여 악취를 뿜어낸다. 영업 중인 식당이 있는 건물도 현관문은 부서진 채 빗겨 서있고 벽에 붙어 있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 적힌 마지막 유효기간은 지난해 3월12일까지다. 상인 A씨는 지난해 빈 건물에서 불도 났고 겨울 한파엔 수도관이 터져 물난리도 났다고 했다. 이어 영업 중인 상인들끼리 돈을 모아 건물을 고치고 관리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했다. 영종도의 공항 회센터가 사실상 폐허로 전락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상인 등에 따르면 덕교(거잠포)신불삼목 주민들은 지난 2007년부터 각자 법인 3개를 만든 뒤, 5천301㎡의 부지에 건물 6개동을 지어 공항 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부지는 공항공사가 주민의 생계대책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10여년만에 대부분의 상인들은 공항 회센터를 떠났고 이후 5년여 동안 건물은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 중이다. 지역 안팎에선 공항공사가 나서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앞서 공항공사는 2017년 6월 토지임대계약이 끝났다며 법인들에게 보상을 조건으로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고, 많은 상인들이 보상을 받으려 이전했다. 이후 공항공사는 내부 검토를 통해 건물 보상은 배임 등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 법인을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냈고 법인들은 공항공사를 상대로 지상물매수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는 등 소송전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법원은 2곳의 법인이 낸 소송에서 공항공사가 건물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고, 나머지 1곳에 대해서는 공항공사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현재 양측은 모두 항소한 상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법원의 중재로 건물을 감정평가해 보상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며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오늘 집(뭍)으로 돌아 갈 수 있겠죠?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출장을 온 A씨(45). A씨는 뭍으로 나가야 하는 지난 26일 새벽 일찌감치 일어나 휴대전화에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운항 현황을 띄워놓고 눈을 떼지 못한다. 안개 등 인천의 기상 상태에 따라 백령도로 들어오는 배의 출항 여부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상 상태가 나빠 배가 못 뜨는 상황이면 운항현황에 빨간 글씨로 통제라는 글이 적혀 있다. 같은 날 오전 6시40분 기준 인천 먼바다의 가시거리가 고작 500m 안팎에 불과해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 2척이 인천항에 묶여 있다가 예정시간인 오전 7시50분께 어서야 안개가 걷혀 겨우 출발했다. 자칫 안개로 인천항에서 배가 뜨지 못했으면 A씨는 이날 꼼짝없이 발이 묶일수 밖에 없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짙은 안개로 하모니플라워호, 코리아킹호, 옹진훼미리호까지 모두 뜨지 못하면서 주말을 맞아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 수백여명이 일요일에 뭍으로 나오지 못하고 발이 묶이기도 했다. 백령도 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여행객 B씨(29)는 주말을 이용해 1박2일로 친구와 여행을 왔다며 4시간이나 배를 타고서 겨우 백령도 땅을 밟으니 너무 기쁘고 설레인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당장 내일 배가 떠서 인천으로 나갈 수 있을지가 너무 걱정이라고 했다. A씨는 백령도에 출장왔다가 계획대로 제때 뭍으로 나가지 못한 일이 부지기수라며 이번엔 꼭 나가야 할 개인사정이 있었는데, 배가 통제 상태에서 풀려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새벽부터 2~3시간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간 느낌이라며 백령도엔 기상에 큰 영향을 받는 배를 대체할 백령공항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령도에 사는 주민과 오가는 여행객의 이동권을 위한 백령공항 건립이 절실하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항~백령도 항로의 결항은 지난 2017년 60일, 2018일 72일, 2019년 64일, 지난해 88일 등 평균 71일에 달한다. 5일 중 1일은 배가 뜨지 못하는 셈이다. 게다가 백령도를 오갈 유일한 길이 편도 4시간 이상 걸리는 뱃길이다보니 현실적으로 1일 생활권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와 군은 10년 전부터 백령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해왔다. 사업비 1천740억원을 들여 백령면 솔개지구에 25만4천㎡ 규모 부지에 50인승 비행기가 오가는 활주로(1.2㎞)착륙대(1.32㎞)를 짓는 사업이다. 백령공항 예정 부지는 광활한 간척지로 현재 논과 밭 등으로 쓰이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평소 배를 타다 급할 땐 비행기를 타고 뭍으로 나갈 수 있도록 빨리 백령공항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들어가지 못하며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는 다른 지방공항의 실적 부진, 그리고 용기포신항 건설 등 중복투자 우려 등을 문제 삼았다. 이 같은 기재부가 제기한 문제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백령공항이 다른 지방공항과 달리 소형 공항인데다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백령공항 건설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2.19(기준치 1)로 나왔다. 특히 백령도가 여객선 이외에 대채 교통수단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용기포신항 건설과 중복투자라고 보기도 힘들다. 앞서 정부는 울릉흑산도에 신항을 지었는데도 각각 공항 건설 예타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시는 백령공항 건설이 백령도 평화의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등이 점박이물범과 국가지질공원 등을 보러 백령도를 많이 찾으면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북한의 도발 등에서 벗어난 평화의 섬으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위해 백령도에 관광단지를 만들어 대규모 리조트와 내국인 면세점, 외국인전용 카지노 등까지 조상할 계획이지만, 백령공항 건설 사업이 멈춰서 덩달아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주민의 교통권을 보장받기 위해선 3천t급 여객선 운항과 백령공항이 꼭 필요하다며 백령공항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백령도와 중국을 잇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이민수기자
4일 오후 1시께 수원시 팔달구 지동 못골 놀이터 곳곳에는 수거되지 않은 크고 작은 쓰레기가 산을 이뤄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나온 K씨(32)는 쓰레기 더미가 열흘 넘게 방치되고 있고, 날이 풀리면서 악취까지 나기 시작해 고통스럽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권선구 세류동 골목길에도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행인들은 자연스레 그곳에 다 마신 일회용 컵, 담배꽁초 등을 투척하기 시작했고, 방치된 쓰레기봉투에는 수거거부 안내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수원시가 분리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생활 쓰레기에 대해 수거를 거부한 것이다. 시가 지난달 22일부터 혼합 배출 등 소각에 부적합한 생활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기로 하면서 시내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보다는 원룸촌이나 단독ㆍ다가구 주택 등이 많은 동네의 쓰레기가 산을 이뤘다. 시는 생활 쓰레기에 대한 표본 검사를 벌여 분리수거 등이 안 된 쓰레기를 배출한 동(洞)의 쓰레기 수집ㆍ운반을 중단할 예정이다. 연대책임을 물어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표본 검사 적발 대상은 ▲함수량(含水量) 50% 이상 ▲재활용품(캔ㆍ병ㆍ플라스틱류 등) 5% 이상 혼입 ▲규격 봉투 내 비닐봉지가 다량 포함된 쓰레기 등 소각에 부적합한 쓰레기다. 위반 사례가 적발된 동에는 1차 경고가 내려지고, 경고 후에도 반입 기준 부적합 사례가 적발되면 3일에서 최대 1개월까지 자원회수시설로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다. 이 기간에 생활폐기물 수집ㆍ운반 대행업체는 해당 지역에서 쓰레기 수거 등을 하지 않는다. 현재 시는 동별로 1차 표본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주께 수집ㆍ운반이 중단되는 동네가 정해질 전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 배출하지 않은 가정에 과태료도 부과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고 되레 과태료 체납이 증가하는 문제가 생겼다. CCTV로 감시하는 것도 역부족이라며 한 가정에서 잘못 버리면, 동 전체 쓰레기 반입이 금지되다 보니 이웃끼리 감시ㆍ단속하는 등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해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