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시민이 주인인 성남FC 지켜주세요”

市 투자유치 통해 연고지 유지 밝혀

성남시 행복소통 청원에 올라온 ‘성남시는 성남FC 매각결정을 철회하라’는 글이 2천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팬들이 시위와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성남FC 지키기에 나서자 성남시가 투자유치를 통해 연고지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남FC 제공

성남FC 구단주인 신상진 시장의 구단 이전·매각 등 언급에 반발한 성남FC 팬들이 청원과 시위를 펼치며 구단 지키기에 나서자 성남시가 ‘투자유치를 통한 연고지 유지’ 입장을 밝혔다.

4일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행복소통청원에 올라온 ‘성남시는 성남FC 매각 결정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글이 이날 오전 2천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행복소통청원은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청원창구로 등록 후 지난달 30일 2천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관련 부서가 공식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청원인 정모씨는 “도대체 정치권은 어떤 권리로 우리가 지켜온 성남FC를 몰래 내다팔고 있냐”며 “우리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정치권이 꼼수로 내놓을 어용단체는 ‘진짜’ 성남FC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상진 구단주에게 “성남FC를 지난 정권의 부산물로 취급하고 그냥 버리는 구태의연한 길과 정치놀음에서 벗어나 진짜 성남FC를 제대로 만드는 새로운 길이 있다”며 “팬이자 성남 시민인 우리는 그 어려운 길을 함께 걸을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성남FC 팬 2명이 시청 앞에서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성남FC는 붉은색도 푸른색도 아닌 검은색이다’, ‘우리 도시의 축구를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연고 이전 및 해체 반대를 주장했다.

또 K리그 각 구단 서포터스와 팬은 한마음으로 경쟁 관계를 떠나 K리그를 위해 블랙리스트와 뜻을 같이하며 경기가 있는 경기장마다 응원하는 걸개를 걸고 있다. 성남FC 팬인 임모씨(36)는 “시민구단은 시민이 주인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1부리그 우승 7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3회 등 역사와 전통을 가진 시민의 구단을 꼭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심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청원이 답변 조건을 충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일 신상진 시장은 구단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며 “연고지 유지를 목표로 유리한 조건을 판단해 더는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게 투자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는 투자 유치 운영 방식의 변화로 향후 10년간 1천100억~1천50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고 생활체육 활성화 등 시민을 위한 사업에 투여할 수 있는 예산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정 기간 투자 유치 활동 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성남FC 운영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이명관‧안치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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