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안뗀 생수병, 안 씻은 용기 등 재활용 못하는 용품 일일이 선별 음식물 담긴 종량제봉투도 수두룩...市 “분리수거 교육 활성화 최선”
“생수병 라벨을 안 떼서, 케첩통을 물로 헹구지 않았다고 재활용이 안 된다구요?”
28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 송도 남부권역자원회수센터의 재활용 폐기물 선별장. 센터 관계자들이 고무장갑을 끼고 쉴 새 없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넘어오는 1회용품 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을 하나하나 빼내고 있다. 라벨이 붙어 있는 생수병, 여러 물질이 섞인 즉석밥 용기를 비롯해 세척이 안된 케첩통, 컬러 마크가 선명한 1회용 플라스틱 커피잔 등을 모두 골라낸다.
이들이 골라낸 재활용하지 못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모두 소각 처리한다. 이날 센터를 견학온 김미숙씨(64)는 “음식물 등이 묻어 있으면 재활용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센터 관계자는 “이 곳으로 들어온 플라스틱 중 30%는 소각장에서 태운다”며 “시민들이 라벨을 떼고 세척만 한번만 해도 모두 재활용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2시께 인근 소각장의 크레인실에는 각종 생활폐기물 2천여t이 한가득 쌓인 곳에서 악취가 진동을 한다. 매일 크레인으로 연수·남동·미추홀구 등에서 수거한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뜯어낸 뒤, 안에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말리기 때문이다. 소각장 관계자는 “종량제봉투에 음식물 쓰레기가 있으면 수분과 염분 때문에 소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말리는 작업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어 “종량제봉투에 음식을 쓰레기를 버리면 안되는데, 꽤 들어있다”며 “매일 400t의 생활쓰레기가 들어오는데, 뜯고 말리는 작업의 반복”이라고 했다.
인천지역 생활폐기물의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당량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지 못하고, 건조·소각하는 비용만 해마다 수백억원씩 들어가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 처리한 플라스틱 등 폐기물은 지난 2020년 2천704t, 지난해 2천609t에 달한다. 통상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1t 당 평균 가격이 55만7천원임을 감안하면, 해마다 14억5천만~15여억원이 재로 변하는 셈이다.
특히 소각장은 2020년 13만2천583t과 지난해 14만5천762t의 생활폐기물을 건조하고 태우기 위해 각각 261억5천500만원, 288억9천400만원이 들어갔다. 여기에 생활폐기물을 태우고 난 재를 처리하는데도 해마다 30여억원이 쓰이고 있다.
조강희 인천사이클에코센터장은 “생활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지자체가 관련 교육과 홍보 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3년 전부터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원 예산·대상을 넓히는 등 교육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박주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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