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체육단체, 女시의원에 협박전화…정회 등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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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의회는 14일 오전 시정질의에 앞서 강혜숙 의원이 시축구협회 간부로부터 협박성 전화를 받은 것과 관련 시의 대처방안을 요구하며 정회를 선포한 뒤 시의 대처방안이 미흡하자 오후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속개하고 30초만에 산회를 선포했다./양주시의회 제공

시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체육단체가 시의원을 협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시의회가 예정된 시정질의를 중단시키는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양주시의회는 지난 14일 오전 제347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강수현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윤창철 의장이 개의하자마자 47초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윤 의장은 시축구협회 인사가 심야시간에 여성의원에게 협박성 전화를 걸어 의회를 겁박하는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시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시에 요구했으나 반응이 없자 집행부로부터 요청한 대답이 올 때까지 정회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날 양주시민축구단 운영방안에 대해 시정질의를 할 예정이었던 강혜숙 의원은 밤 늦은 시간 양주시 축구협회 부회장과 시민이라고 밝힌 한 남자로부터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까불고 있다’는 내용의 협박성 전화를 받았다며 의장에게 알렸고, 시의원들도 이같은 상황에서는 의회일정을 이어갈 수 없다고 보고 정회에 동의했다.

양주시민축구단 문제는 지난 행감에서도 강 의원이 제기했던 사항으로 양주시민축구단 운영이 방만하고 양주시 홍보효과도 미미한 상태에서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에 철저한 지도감독과 운영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강 의원은 이번 시정질의를 통해 그동안의 처리 결과와 향후 방안에 대해 강수현 시장의 생각을 물을 예정이었다.

한편 K3 양주시민축구단은 이용배 단장을 비롯해 박성배 감독 등 코치 3명, 선수 3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양주시로부터 수억원대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나 방만한 경영으로 시의회로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양주시는 2018년 3억1천만원, 2019년 3억5천만원, 2020년 4억원, 지난해 6억8천만원, 올해 8억9천만원을 양주시민단 운영예산으로 지원했다.

특히 시의원들은 양주시민축구단이 방만한 운영으로 지적받았음에도 내년도 예산안에 4억5천만원 증액을 신청한 것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 집행부는 행정실장과 국장 등이 나서 본회의 속개를 위한 의회 설득작업을 벌였으나 실패했고 오후에도 시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아 파행은 지속됐다.

시의회는 오후 4시30분 집행부 국·과장 등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30초 만에 산회를 선포했으며, 중단된 시정질의는 다음주 17일 오후 2시 속개하기로 해 파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 집행부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양주시 축구협회와 축구단 관계자들이 직접 시의회를 찾아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여성의원에게 협박성 전화를 한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안타까워했다.

윤창철 의장은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에게, 그것도 여성의원을 겁박하는 전화를 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시가 축구협회나 시민축구단 집행부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전까지 향후 의사일정 진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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