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허브’ 꿈꾸는 시흥
시흥시가 들썩이고 있다. 경기도가 핵심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K-바이오밸리의 가장 앞줄에 서서 그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시흥시와 경기도, 서울대가 함께 K-바이오밸리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세 기관은 이번 프로젝트를 바이오산업의 경제적, 학문적 주도권을 가져오는 계기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인 감염 예방에 기여하며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가장 유효한 원스텝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는 인천공항, 인천항, 광명KTX 등 글로벌 광역교통망과 배곧지구 경제자유구역 및 풍부한 개발 가용지를 보유한 경기 서부권의 거점도시로서 바이오 임상 연구 사업화 지원 등 첨단 바이오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세 기관은 성공적인 바이오밸리 구축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캠퍼스 선정과 독일 머크를 비롯한 글로벌 백신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이 코로나19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금 인류의 마지막 키로 일컬어지는 바이오산업에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제 막 닻을 올린 경기도와 시흥시의 K-바이오밸리 구상, 임병택 시흥시장, 이현숙 서울대 연구처장과의 공동 인터뷰를 통해 그 가능성을 짚어본다.
인터뷰 임병택 시흥시장 “WHO 글로벌 캠퍼스 발판, 백신기업 유치 역량 집중"
Q 시흥시가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민선 7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K-골든코스트 프로젝트와의 연계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A 코로나19를 지나며 바이오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흥시가 품고 있는 서해안이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골든코스트가 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 역시 바이오라고 확신한다. 시흥시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들을 엮어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으로 실현하는 것이 K-골든코스트와 K-바이오밸리의 목표다. 서울대의 우수한 연구 성과와 글로벌 바이오그룹의 공정, 시흥시의 여건이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연구개발부터 공정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우뚝 설 것이라 확신한다.
Q 성공적인 바이오밸리 조성을 위한 여건과 시흥시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A 영국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 미국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등 성공적인 사이언스파크의 사례를 보면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 인력이 있었고 생산, 서비스업이 집적된 혁신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중앙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지방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 여기에 항공과 도로, 교통의 발달이나 기업이 적응하기 쉬운 환경도 주효했다. 바이오밸리가 들어서기에 시흥은 매우 매력적인 요건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로 대표되는 연구개발인력이 있고 시흥스마트허브와 경제자유구역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 기반이 될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앵커기업 유치와 보육, 인큐베이팅 등 창업 지원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대학 및 병원의 전문인력과 연계한 기술 기반 창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Q 현재 시도마다 WHO의 글로벌바이오캠퍼스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시흥시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A 가장 먼저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 시흥서울대치과병원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연구 역량이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진료-연구 융합 모델 도입으로 바이오 임상 사업화가 가능한 혁신적인 국내 유일의 병원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시흥시가 가진 지리적 이점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접근성이 뛰어나 글로벌 기업이나 인력 유입뿐 아니라 제품 운송에서도 크게 유리하다. 더욱이 판교 향남제약산업단지와 송도 바이오밸리의 중간 지점이어서 대한민국 전체의 바이오허브를 완성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적절하다. 이를 위해 GTX 도입과 배곧대교 건설 등 교통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터뷰 이현숙 서울대 연구처장 “시흥시·경기도·정부 협력, K-바이오밸리 성공 열쇠"
Q 국내외 바이오클러스터와 비교해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서의 경기도와 시흥시의 강점은 무엇인가.
A 싱가포르나, 미국 보스턴 코넬 파크, 영국의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는 유수의 대학을 끼고 연구부터 임상,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구현한다. 시흥시는 서울대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력자원과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생산역량과 교통적 이점도 가지고 있다. 2시간 내에 전국을 갈 수 있고 인천공항이 가까워 전 세계에 물류 배급도 쉽고 빠르다. 다만 주변으로 머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토리우스, 화이자 등 연구개발(R&D) 연구소와 제조공장들을 유치하는 것이 밸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시흥시와 경기도, 정부가 함께 규제 혁신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Q WHO는 지난 2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했다. 기대 효과는.
A 세계 200여개국에서 한국을 방문해 제조공정과 백신 관련 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 걸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여러 스타트업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가 한 번에 해결되는 매우 중요한 바이오시장으로 한국이 위치하게 될 것이다. 서울대가 글로벌 백신인력양성사업단에 참여하는 것은 국제사회 기여, R&D 역량의 세계화, 대학 창업 기업들의 국제사회 직접 진출의 교두보까지 목표 실현의 기회가 될 것이다.
Q 시흥시에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 유치와 창업 생태계 조성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바이오밸리 조성과의 연관 관계를 설명해 달라.
A 바이오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서울대와 서울대병원이 있는 시흥은 매우 매력적인 곳이다. 머크 같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시흥시에 들어서게 되면 첫 번째로는 이미 국제적 수준인 서울대의 연구역량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체제가 만들어지고, 둘째는 공장과 R&D센터를 통해 초급부터, 초고급까지 넓은 차원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이다. 대학과 병원, 기업과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산업생태계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서울대, 시흥시, 경기도가 함께 조성하는 K-바이오밸리 조성사업을 통해 백신의 개발부터 제조, 운반까지 대한민국 시흥시를 거쳐 가는 계획의 실현이 머지않았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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