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9일 토요일 오후 10시15분경,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났다.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골목에서 사망 158명, 부상 19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서울 한복판 도심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그 젊음이 안타깝고, 참사를 막지 못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지금도 힘든 시간이다.
이 사고는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최대 인명 사고로, 특히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형 참사로는 502명이 사망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처음이다.
보도를 통해 사고 상황을 살펴보면 압사 사고 발생전 경찰은 부족한 현장 인력과 밀집된 인파로 인해 군중 통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6시17분과 26분 ‘압사’를 언급한 신고 두 건과 압사 가능성을 제기한 신고 등 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에도 인파가 몰려 있어 100m 가는 데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고, 워낙 많은 사람이 쌓여 있어 구조도 쉽지 않았다. 경찰, 소방, 시민들이 나서 심폐소생술 등을 진행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상황으로 보인다.
‘1:29:300’ 한 번의 큰 사고는 그 이전의 29번의 작은 사고, 또 그 이전의 사소한 300건의 사고 징후를 이야기하는 ‘하인리히 법칙’으로 미국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수많은 사고를 분석한 결과 큰 사고는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앞에 경미한 사고 등의 전조가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이론이다. 사고에 가정이란 있을 수 없지만 이태원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소한 여러 번의 사고 징후가 있었을 때 더 빠른 대처를 했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우리는 잘 들어야 한다.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차원으로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지난 제283회 제2차정례회에서 시의원 전원 발의로 ‘옥외행사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재난이나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소방본부, 경찰, 인천시의 협업체계를 구축해 300만 인천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도록 주문했다.
인천은 1999년 인현동 화재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고인들의 넋을 기리며, 다시는 이 나라에 아픔이 없기를 희망한다.
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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