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이 저물어 간다.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면 그 어느 해보다 혼란스러웠던 1년으로 역사에 기록될 듯 싶다.
지난 3월 최악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공정’과 ‘상식’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당선돼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윤 대통령의 행보가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지는 국민의 판단이 엇갈릴 듯 싶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 우리나라 경제 역시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서민들의 고통은 커져만 갔고, 물가를 잡겠다고 정부가 내놓은 ‘금리 인상’ 카드는 서민들에게 이자폭탄으로 돌아옴은 물론 부동산 폭락 및 건설경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전 세계에서 가장 ‘전쟁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대한민국 국민들조차 이러다 전쟁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소야대인 국회 역시 민생 대신 정쟁에 몰두하며 국민들에게 피곤함만 안겨줬고,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1년 내내 골머리를 앓아온 민주당은 2023년 새해를 당 대표의 검찰 조사로 시작할 판이다.
경기도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출범한 김동연호는 현재까지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한 뚜렷한 도정 메시지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전임 도지사의 그늘 속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잊을 만하면 들이닥치는 검찰의 압수수색 영향도 있었겠지만.
여야가 ‘78 대 78’ 정확히 동수로 의석을 나눠 가진 경기도의회에서는 올 한 해 내내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더욱이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민주당과도 싸워야 하고, 본인들의 당 대표직을 놓고도 내부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적 재난도 많았던 한 해였다.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경기도 전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4명의 사망자와 4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특히 ‘반지하’에 거주하는 주민을 비롯해 주거 취약계층이 큰 피해를 입었다. 핼러윈을 앞둔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서는 158명이 압사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38명의 경기도민도 포함됐다. 이태원 참사는 ‘진행 중’이다. 참사 발생 2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그날의 그 사고가 왜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혼탁한 세상에 단비 같은 소식도 있었다. 한국 축구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두 번째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거둔 뒤 가나에는 석패했지만 마지막 포르투갈전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조 2위로 결선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비록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패했지만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혼란스러웠던 2022년이 가고 토끼의 해인 2023년 계묘년이 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해 경제 사정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고물가·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역시 어느 해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년 경영 환경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금석위개(金石爲開)’를 꼽았다. 정성을 다하면 쇠와 돌을 뚫듯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대내외적으로 어두운 전망만 가득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 의지에 응원을 보낸다.
늘 어려운 한 해가 올 것이라고 했지만 늘 이겨냈던 대한민국 국민들 아닌가. 희망을 갖자. 밝은 소식이 가득한 2023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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