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답이 없다’는 것이 청소년들의 외침이다. 관교여자중학교 1, 3학년생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관련해 성평등과 환경보전, 기후변화대응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들은 해양오염과 생물자원의 고갈을 염려했다. 육상생태계를 포함해 해양생태계 보전과 더불어 생물다양성의 확보를 요구했다. 철저한 쓰레기 분리배출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강조했다. 기후변화 완화와 탄소중립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2022년 세밑, 청소년원탁토론을 위해 관교여중 강당을 메운 그들을 보니 이국의 한 소녀가 떠올랐다. 당시 15세의 고등학생이던 툰베리는 2018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 스톡홀름의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신들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의 눈앞에서 그들의 미래를 훔쳐 가고 있다.”며 당찬 목소리로 정치 지도자들과 기성세대를 질타했던 툰베리.
툰베리는 이듬해인 2019년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에서 깊은 통찰로 세상을 뒤흔들었다. “우리 미래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습니다. 우리를 실망하게 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깃발을 들고 나섰다. 작은 모임에서 시작했던 ‘청소년기후행동’은 2020년 3월에 ‘정부의 불충분한 기후대응이 청소년의 생존권, 환경권, 인간답게 살 권리,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요지의 기후 헌법소원을 청구,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를 요구했다. 심지어 지난해 6월, 5세 이하의 아기들이 주된 청구인이 된 기후소송도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대리해 헌법재판소에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던 것이다.
청소년들은 “우리가 성인이 된 후면 너무 늦는다. 이러다 다 죽는다”고 일갈했다. 지금 세대가 누려왔던 생활의 편리를 누군가는 이유도 모른 채 포기할 수밖에 없고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이다. 청소년들은 말한다.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청소년들이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야 한다.”
2023년 새해, 지금에 대해 결정할 수 있고 힘을 발휘해야 할 이들의 무거운 책임이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종료, 영흥화력발전소 조기폐쇄, 갯벌보존과 도시숲 확충 등 탄소흡수원 강화 그리고 ‘탄소중립 미래도시’를 내건 인천시의 비전에 쏠린 청소년들의 시선이 매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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