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반복되는 선택이다(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이다.
나 역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사람들과 대화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아, 그때 뭐 할걸’이다. 자신이 내린 선택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연초가 되면 작년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새로운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문득 ‘선택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주어진 소중한 삶과 인생인데 우리는 왜 맹목적으로 같은 성공을 추구하고, 같은 길을 걸어 가려 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에 머물면서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선택하며 인생을 살아가게 됐다. 비로소 이제야 정말로 내가 원하는 페이지로 내 삶이란 책이 채워지는 것 같았다.
최근에도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삶의 큰 변화를 줄 선택을 했다. 그동안 살아온 내 삶과 부딪치는 부분도 많았지만 이 선택은 분명히 내 삶에 활력을 주었고, 새로운 시야를 얻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했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맹점이 있었다. 반드시 힘든 선택이 더 나은 결과 혹은 과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한 유명 강사의 강의를 우연히 접했다. 주제는 ‘선택’이었다. ‘사람에게 좋은 보상을 주는 선택은 대부분 어렵고 힘들지만 반대로 나쁜 보상을 주는 선택은 쉽고 재밌다’는 내용이 요지였다. 처음 들을 때는 정말로 맞는 말이라고 공감했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운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몸이 아프면 아플수록, 운동이 힘들면 힘들수록 ‘어려운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이 더 어렵고 힘들다고 우리에게 유익을 가져다 주진 않는다. 오히려 심하게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세상에 모든 나쁜 일은 쉽지 않다. 또 쉽고 빠르다고 나쁜 일은 아니다. 강도에게는 사람을 죽이고 돈을 빼앗는 일이 쉬운 일일 수 있다. 성직자에게는 사람을 돕는 일이 쉬운 일이다. 선택에 옳은 길이 있다고 믿는 함정에 빠지지 말자. 거기에 더해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본다.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비즈니스스쿨인 팸플린경영대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은 하루에 몇초에 한 번꼴로 선택을 내리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 모든 선택에 옳은 정답이 있을까? 하루를 다시 살아도 완벽하게 선택할 수 있을까?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옳은 선택,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정의한 성공에 대한 부담감을 모두 내려놓자. 다만 나를 위한 좋은 선택, 결과보다는 과정이 행복한 새로운 선택을 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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