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3년 경기경제 새로운 도약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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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철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고물가, 고금리가 우리 경제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경기도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통화긴축 및 지정학적 갈등 지속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해를 맞이해 희망찬 전망을 하고 싶지만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으로 고금리 상황이 올해에도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미 연준은 미국의 2023년 말 정책금리를 현재 4.50%보다 0.75%포인트 높은 5.25%로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성장은 올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2년 3.2%에서 2023년에는 2.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세계은행은 금년 글로벌 성장률을 지난해 6월 전망(3.0%)보다 1.3%포인트나 낮은 1.7%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국제무역의 분절화(fragmentation)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그동안 국제분업 체제 속에서 성장해 왔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외 환경이 힘들다고 가만히 앉아서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위기는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는 고난으로, 준비한 자에게는 기회로 다가온다고 했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경기도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주력 산업 및 신성장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 흔들림 없는 추진이 필요하다. 2000년 이후 반도체 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는 경기도가 전국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4차 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지금 성장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초격차’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도 차원의 신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은 제도적 걸림돌이 없도록 잘 살피고 끈기 있게 추진해야 한다.

 

둘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코로나 혼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리쇼어링, 제조기지 이전 등으로 어느 때보다 높다. 따라서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 및 기업들에 대해서는 수출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술경쟁력을 키워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부채는 고금리로 인한 채무 부담 가중으로 연체율 증가, 금융회사 부실,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로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커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코로나19 지원정책 회수 방법 조정 등의 정책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If there is no wind, row(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노를 저어라)’라는 속담이 있다. 2023년 전망되는 대내외 환경에서 경기도에 유리한 바람은 없지만 힘차게 노를 젓는 마음으로 위기에 대비해 2023년이 경기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분수령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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